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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마피아두목 재판 “공포의 법정”(특파원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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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마피아두목 재판 “공포의 법정”(특파원광장)

입력
1992.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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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대부」 존 고티 범죄를 2인자인 그라바노가 폭로/「지하세계」 생생히 증언… 방청객들 “섬뜩”/FBI요원 20여명 주변에 배치/“보복우려” 배심원호명땐 번호로/피고­증인 눈마주치자 싸늘한 미소교환【뉴욕=김수종특파원】 미 최대 마피아조직의 대부 존 고티가 또다시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

미전역이 대통령선거열기에 휩싸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브루클린의 연방법정에서 진행중인 마피아조직 감비노가의 보스 존 고티에 대한 재판결과에 전국민의 눈이 쏠려있다,

고티의 죄목은 지난 85년 감비노가의 보스였던 폴 카스텔라노를 살해한 혐의. 그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중죄다.

재판은 지난 2일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들어간 상태이다.

이번 재판이 결심공판도 아닌 증인신문에서부터 전국민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따로있다.

검찰측의 증인으로 법정에 선 사람이 피고 고티와 함께 카스텔라노 살해를 모의했고 후계지명까지 약속받았던 감비노가의 제2인자 살바토레 그라바노이기 때문이다.

그라바노는 고티와 함께 미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됐으나 경찰밀고자로 전향,플리바겐(Plea Bargain)으로 법정증인대에 서게 됐다.

플리바겐이란 피의자가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공모자의 범죄사실을 확인해주는 대가로 형량을 감면받는 미국의 독특한 사법제도이다.

미국 검찰은 폭력조직의 각종 범죄를 교사한 배후자에 대해 올가미를 씌우기 위해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범과 플리바겐 협상을 종종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과거 3차례나 법정에 섰던 고티가 배심원 협박 혹은 매수를 통해 풀려났던 쓴 경험을 갖고 있는 검찰은 최후의 수단으로 그라바노와 플리바겐 협상을 벌여 그를 증언대에 세운 것이다.

검찰신문 광경은 마피아영화를 능가하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20여명의 FBI 요원이 법정에 쫙 깔렸고 재판 2개월동안 호텔에 연금된 12명의 배심원은 그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이름대신 번호로 호명됐다. 2명의 배심원은 극도의 공포감을 못이겨 다른 배심원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법정을 극도의 긴장속으로 몰아넣은 때는 마피아의 두 거물이 피고와 검찰측 증인으로 맞닥뜨린 순간. 정리에 둘러싸여 증인석에 오른 그라바노와 대부 고티간의 눈싸움이 시작됐다. 두 사람의 거리는 불과 6∼7m로 이들이 주고받는 싸늘한 미소로 방청객들은 섬뜩한 기분마저 느낄 정도였다.

더욱이 그라바노의 증언내용은 일반인들이 책이나 영화로 어렴풋이 그려오던 마피아의 지하세계를 생생하게 확인시켜 줬다. 눈하나 까딱않고 무려 19차례나 살인사건에 관여했다고 자백한 그라바노의 증언중에서도 카스텔라노의 살해와 고티의 대부등극 과정이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그려졌다. 존 글리슨 연방검사의 신문에 그라바노는 『존 고티는 내 두목으로 카스텔라노 살해를 같이 모의했으며 현장에서 확인까지 했다』고 털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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