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상에 실망만… “그래도 꼭 행사”다짐투표일을 열흘남짓 앞둔 요즘 김은선양(20·사진)은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기쁨보다는 혼란을 느끼고 있다.
쏟아지는 홍보물을 눈여겨보고 TV뉴스에 귀기울여봐도 누구를 찍어야할지,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주권행사인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던 87년,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어른들이 정말 부러웠다』는 김양은 『그러나 막상 투표권을 얻고보니 주인노릇이 몹시 어렵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고 털어 놓는다.
투표경험이 많아 보고 배울 모범을 보여주리라 믿었던 어른들의 모습도 실망스럽기만 하다.
동네아주머니들은 모였다 하면 『오늘은 ××후보가 낸 점심대접을 받았다』는 얘기를 창피한 줄도 모르고 늘어 놓는다. 아예 『오늘은 어디 얻어먹을 곳이 없나』하고 은근히 바라는 사람들도 많다.
후보들도 정직하게 지지를 호소하기보다는 갖은 수단을 동원,환심을 사기에 급급하다.
김양도 1주일전 느닷없이 날아든 당원증을 받고 당황한 일이 있다. 아버지(50)가 통장으로 일하고 계신 탓인지 신청하지도 않은 당원증이 코팅까지 된채 가족 전원에게 배달됐다.
김양은 『불법이나 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자신들의 사욕을 채우는데 유권자를 물건처럼 이용하는 것이 참을 수 없다』고 말한다.
수년째 구청에 건의해도 동네 하수도 사정조차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엄청난 예산이 드는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못믿을 일이다.
D증권 영업부에 근무하는 김양은 이렇게 실망만 자꾸 쌓여 며칠전까지도 선거날 봄나들이나 갈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공정선거실현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게된뒤 기권만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는 김양은 『며칠남지 않은 선거운동기간에 나름대로 후보선택의 기준을 세워 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이희정기자>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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