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북한 미사일선 왜 검색안했나/이란 무사입항하자 관심집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북한 미사일선 왜 검색안했나/이란 무사입항하자 관심집중

입력
1992.03.12 00:00
0 0

◎국제법 근거없고 아랍 집단반발 분쟁소지/“스커드 시리아 반입돼도 큰영향 없어” 판단【워싱턴=정일화특파원】 10일 미 국방부 기자회견장은 걸프전후 가장 긴장되고 활성화된 분위기속에서 거의 전 브리핑시간을 북한 대흥호문제 추적에 보냈다.

미국 기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스커드미사일을 실은 북한선박이 페르시아만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보도가 일주일 이상 줄곧 나오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 배가 무사히 이란의 반다르 압바스항에 도착할 수 있었느냐는 데에 집중됐다.

다른 한 초점은 북한 선박이 과연 미해군의 검색관할 지역을 통과했느냐와 만일 통과했다면 미 해군은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이를 검색할 수 있었을터인데 왜 그냥 지나치게 했느냐에 모아졌다.

미 국방부의 발표는 세가지로 요약됐다.

첫째는 북한선박 대흥호는 스커드미사일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기는 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은채 그동안 인도양을 지나는 1주일 내내 미 정보 탐색대의 추적을 받아왔다는 것.

둘째는 대흥호가 분명히 북위 27도 선안의 페르시아만 내부까지 들어옴으로써 지난 90년 8월 유엔결의에 의해 미 해군이 선박검색권을 부여받은 지역을 통과 했으나 미 해군은 이를 검색하지 않았다는 것.

셋째는 대흥호가 선박왕래가 복잡한 호르무즈 해협을 기술적으로 우회했거나,종국적으로 이라크로 향하는 선박이 아니면 비상감시를 하지않는 미 해군의 눈을 피해 이란의 반다르 압바스항에 9일 도착했으리라는 것이다.

윌리엄스 대변인은 현재 북한을 출발한 이란선적의 「이란살람」호 역시 이란 항구를 향해 진입하고 있는데 살람호가 선적물이 시멘트와 강철이라고 보고했고 목적지가 이란항이어서 이것 역시 나포검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91년 10월 개량형 미사일인 스커드C를 싣고 중동으로 향하던 북한 선박이 『페르시아만에 이르면 미 해군이 격침하거나 나포할 것』이라는 뉴스에 놀라 북한으로 돌아간 일이 있었다.

대흥호와 이란 살람호는 시리아로 가는 개량형 스커드C미사일을 싣고 있을뿐 아니라 시리아의 미사일 제조시설을 만들 기본시설까지 싣고가는 것으로 당초 알려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를 나포하거나 검색하지 않은것은 첫째 명백한 국제법의 근거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미 해군은 항공모함 아메리카를 비롯,3척의 구축함 등 22척의 해군력을 페르시아만에 배치해 놓고 있으면서 이 지역의 이라크경제 봉쇄조치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90년 8월의 유엔결의에 따라 『이라크행 선박중 식량 및 의약품을 실은 배를 제외한 모든 선박을 검색·제지할 것』만을 명령받고 있어 비록 국제선박이 검색수역에 들어오더라도 그것이 이라크행이 아닌 이상 무조건 승선하거나 검색하는 것은 불법이다.

더욱이 북한 선박 대흥호가 이란항에 가까워오자 이란 이집트 등 중동 국가에서 『이라크행이 아닌 북한 선박을 나포하거나 침몰시킨다면 이는 전쟁행위로 중대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해 미 해군은 더이상의 행동을 자제해왔음이 틀림없다.

두번째는 비록 이란에 하역된 스커드미사일이 레바논내 친 이란파에 대한 무기공급을 조건으로 시리아에 수송되더라도 중동의 세력균형이 아직은 큰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 스커드미사일이 시리아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가장 강력히 이를 폭로하고 제재를 호소한 나라는 이스라엘이었다.

그러나 스커드 미사일의 향방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이 정도의 무기증강은 오히려 이스라엘과 시리아 양측을 좀더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길수도 있을 것이다. 보다 우려되는 것은 핵문제로 국제적 의심을 받고 있는 북한이 이번 대흥호 사건을 계기로 「국제 무기수출국」 또는 「분쟁조장국」으로서의 지울 수 없는 낙인을 받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