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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장한 근로자/국무총리 표창받은 김복주양(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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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장한 근로자/국무총리 표창받은 김복주양(탈)

입력
1992.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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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동생·병석어머니 부양에 저축까지근로자의 날인 10일 국무총리 표창장을 받은 김복주양(15·사진·대석실업봉제기능사)은 월기본급 24만원에 시간외수당까지 합쳐 38만원으로 병석의 어머니의 두동생을 뒷바라지 하는 소녀가장이다. 복주양은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속초집으로 매달 송금하고 남는돈 12만원씩을 저축,3백만원의 「거금」도 모았다.

복주양은 설악여중 1년때인 88년 동네언니소개로 단신 상경했다. 돈을 벌어 3년전부터 앓아 누운 아버지 약값과 노점에서 생선을 파는 어머니를 돕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브래지어와 여성속옷 등을 만드는 대석실업에 찾아갔으나 나이가 너무 어리다며 받아주지 않았다.

미성년자고용취업 부모동의서를 가져오면 취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울며 말리는 어머니를 설득,동의서를 받아 다시 상경,통사정끝에 간신히 취업했다.

매일같이 쌓인 옷을 정리하고 실밥을 뜯으며 열심히 일해 받은 첫월급은 18만원이었다. 뛸듯이 기뻤다.

매달 15만원씩 우편환으로 집에 송금했다. 객지에서 고향집이 생각나면 병석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져먹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89년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그동안 기술을 배워 월급이 올랐다.

지난 연말에는 재형저축 3백만원을 타서 동생 애정양(14·설악여중 1)의 입학금과 어머니약값에 쓰라는 편지와 함께 집으로 보냈다. 복주양의 저축열은 회사내에서 1인1통장 갖기운동으로 확산될 만큼 맹렬했다.

복주양은 자신이 만든 화려한 속옷을 입은 모델을 TV에서 보며 패션모델이 되고 싶어할 만큼 꿈많은 소녀이다. 그러나 최근 몇가지 결심을 했다.

동생남매를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자신도 방송통신고와 방통대를 졸업,고교대학과정을 마쳐야겠다는 것이다.

같은 또래들이 뉴키즈에 열광할때도 복주양은 실밥을 뜯고 있었다.<송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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