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곳… 운영실태를 알아보면…/“농사도 사업” 인식전환 계기/지역농민 19명 회사설립 억대 순익도농사를 대신 지어주는 위탁영농회사들이 우리나라 농촌문제의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부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전국 16개 위탁영농회사들은 사업 1차연도인 지난해 모두 흑자를 기록,우리나라에서도 농업의 사업화가 가능함을 확인해주고 있다.
최근 농림수산부가 작성한 위탁영농회사 경영실태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지원한 전국 16개 위탁영농회사는 지난해 평균수입(매출) 1억1천9백90만7천원,평균지출 9천1백47만1천원으로 평균 2천8백10만7천원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충남 예산의 삽교위탁영농회사는 지난해 3월20일 지역농민 19명이 설립,5백26농가로부터 8백65정보를 위탁받아 농사를 지어주고 2억5천1백88만원의 수입을 올렸는데 지출은 1억1천9백16만원으로 1억3천2백72만원의 수익을 남겼다.
전남 나주의 대풍위탁영농회사도 5백45농가로부터 3백47정보를 위탁받아 1억2천20만5천원의 수익을 남겼다.
나머지 14개회사도 2곳만이 1천만원 미만일뿐 대부분 2천만원대에서 5천만원대의 수익을 남겼다.
위탁영농회사들이 이처럼 출범 1년만에 흑자운영을 기록한데 대해 농업전문가들은 위탁영농제도야말로 농촌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부재지주 농가의 증대 등 우리나라 농촌이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효율적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위탁영농회사란 문자 그대로 농민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농사를 대신 지어주는 영농전문회사.
정부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농촌인구가 급감,농촌인력이 크게 모자라게 되고 이에 따른 농산물가격 상승,농촌의 황폐화현상 등 심각한 문제점이 노출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90년 위탁영농회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문인력과 장비를 갖춘 영농회사들이 농민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농사를 대행해주면 농민들은 일손부족을 이유로 농사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며 회사로서도 그만큼 넓은 면적의 농사를 짓게되면 인건비와 장비에 투입된 비용을 단시일에 회수,우리나라 농업발전을 위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어온 영농기계화사업도 그만큼 빠른 시일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삽교위탁영농회사의 위탁수수료는 논 한마지기에 경운작업이 1만5백원,정지작업이 1만3천5백원,육묘와 이앙을 합한 작업이 3만9천원으로 농민이 직접 농사를 지을 때보다 각각 1천5백∼6천원이 낮았다.
따라서 지난해 이 회사에 농사를 맡긴 농민들은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지을 때보다 영농비를 절감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농사를 지어야할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이중의 이득을 본 셈이다.
한 농민은 위탁영농회사에 논농사를 맡긴후 사과밭에 매달린 결과 지난해는 어느 때보다 수입이 높았다고 말했다. 종전에는 혼자서 양쪽 농사를 지어야만 했던 탓에 노력만큼 재미를 못보았기 때문이다.
농사는 아예 회사에 맡기고 인근 도시로 나가 건설공사 잡부로 일한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잡부로 일해도 하루 4만∼5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영농대행비를 지급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위탁영농회사 설립의 또다른 효과는 농민들이 농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젊은 농민들로 구성된 위탁영농회사의 구성원들은 농사를 대행하면서 장부기장등을 통해 원가계산,손익분기점 추정,감가상각 등 현대적 경영기법을 익히고 있어 기업영농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림수산부는 위탁영농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 위탁영농회사를 설립할 경우 3년간 법인세면제,그이후 2년은 50%를 감면해주고 있다.
이같은 정부지원으로 지난 한해에만 16개의 회사가 설립됐으나 정부지원 없이 자력으로만 설립된 회사도 15개나 될 정도여서 위탁영농회사는 진작에 필요했던 제도임을 확인해주고 있다. 농림수산부는 이같은 추세로 미뤄 올해 1백21개 회사를 새로 설립하기로 한 계획도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까지 위탁… 경영수지개념도 도입/박원규 농림수산부 농기계과장(전문가 기고)
농가인구가 매년 40만명 정도 감소되고 노령화와 부녀화되는데다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해 이제는 기계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농가호당 경지규모가 1.2㏊의 소농체제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농가마다 농업기계를 가지기는 사실상 어려운 사정이다.
위탁영농회사는 농어촌발전 특별조치법에 의해서 설립된 농업경영 및 농작업을 대행해주는 회사로 농업기계의 이용규모를 최대로 늘릴 수 있고 노동력이 없는 농가는 안심하고 농삿일을 맡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정부는 기계화와 노동력이 없어 농업경영이 곤란한 농가의 영농편의를 도모하도록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위탁영농회사에 공동육묘장 양곡종합처리장 청과물집 출하장 등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농작업의 수탁범위를 육묘선별 세척 건조 도정 포장 등 유통작업까지 확대하여 농산물의 생산단계에서부터 출하유통단계까지 일관작업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사업범위도 확대,농기계수리 퇴비 및 상토제조 시설원예 농산물포장 및 수송 소규모 농지기반정리사업 등을 할 수 있도록 자금도 지원하고 관련제도도 보완해 농촌의 농한기가 없는 농업의 생산자단체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수탁영농작업의 사전조사 등으로 기계화 영농계획을 수립,작업을 실시토록 하는등 농업기계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이용을 촉진하고 작업료와 농기계운영비 인건비 등 수입과 지출을 회계방식에 의거 결산하는등 영농에 사전계획 수립과 경영수지개념이 도입되도록 해 농민을 농업자로 육성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위탁영농회사가 담당토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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