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싱가포르 등 4박5일 코스 유행/80%가 시골아주머니… 돈다툼 추태도【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타락선거 바람이 바다건너 싱가포르 방콕 등 동남아까지 불어 국가위신을 추락시키고 있다.
지난 3일 싱가포르 쇼핑가인 오차드가의 메르디안 면세쇼핑센터. 갑자기 『너 부녀 회장이면 다냐. 받은 돈 왜 네가 다 먹어치우느냐. 네가 찍으라는데 찍나봐라』란 고성이 터졌다.
20여명의 한국 중년부인들이 뒤엉켜 싸우고 말리는 난장판이 벌어진 것이다. 주위의 현지인이나 외국인들은 이들의 추태가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겠으나 마침 이 현장을 목격한 한국 외항선원들은 이들의 고성속에 오가는 말에서 국회의원 후보로부터 여행경비를 지원받아 왔다가 돈문제로 다툼이 일어났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여인은 『우리는 아파트 부녀회 회원들로 1인당 30만원씩 내고 나머지는 부녀회 주선으로 다른곳에서 협찬을 받은 것으로 알고있다』는 것 외에는 입을 다물었다.
최근 싱가포르와 방콕 등에는 선거철 우리나라 온천 등 휴양지에서 흔히 보아온 부녀자들 중심의 선심단체 관광객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 이곳 한국인 상대의 여행업계는 전례없는 호황을 맞이하면서 이를 『선거바람 때문』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한국인 관광안내원 김모씨(29)는 『예년에는 구정 이후 신학기 철에는 관광객이 줄었으나 올해는 관광객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시골 아낙네나 노인그룹이 부쩍 늘어나고 있고 대화중 선거에 관한 농담이 자주 오가는 것으로 보아 선거바람 영향이 분명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안내원 정모씨는 『관광객의 성분이 보통 때는 다양하나 최근에는 80% 가량이 시골아주머니들의 단체관광객』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선거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먹으면 찍어야지」따위의 주고받는 농담속에서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여행업계에 의하면 선거 선심관광은 태국 방콕과 싱가포르 등 대개 4박5일 등 단기코스로 본인이 절반정도인 30만원 정도 내고 나머지는 종친회 부녀회 마을노인회 등이 후보들로부터 돈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해외 선심관광은 지난 선거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속도로 각 후보들이 돈이 좀더 들더라도 표를 얻기위한 「확실한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 지사장인 김영권씨는 『우리나라 관광객은 연말연시와 구정전까지 피크를 이루다가 구정 이후에는 10% 이상 떨어지는 현상을 보여왔는데 올해에는 관광객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돼 이곳에서 서울 가는 좌석을 확보하기 어려워 비상이 걸린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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