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부경찰서는 5일 서울 종로구 종묘주차장에서 조명기구 판매업소 여사장을 납치,21시간동안 감금하고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한 하해구씨(23·절도 등 전과8범·광주 서구 월산동 1022의 27) 등 3명을 붙잡아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범인들은 지난 4일 하오3시5분계 종묘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시키던 청계천상가의 H조명대표 김모씨(43·여)를 납치,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다 김씨의 가족과 업소직원,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납치◁
범인 하씨 등 3명은 훔친 로얄승용차를 이용,4일 상오11시께부터 종묘지하 주차장에서 범행대상을 물색하다 하오3시5분께 김씨가 쏘나타승용차를 주차시켜 놓고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달려들어 과도를 들이대고 『소리치면 죽인다』고 위협,김씨를 차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들은 김씨를 뒷좌석 가운데 앉히고 2명이 양옆에 앉아 꼼짝 못하게 한뒤 하씨가 차를 몰고 곧바로 주차장을 빠져 나왔다.
납치당시 주변에는 다른 목격자나 경비원이 없었으며 출구에서 주차권을 체크할때도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았다.
범인들은 8시간동안 경기 구리,성남,광주 등지를 돌아다니다 이날 하오11께 서울 송파구 삼전동 S모텔에 방 2개를 잡아 투숙했다.
범인들은 『차를 몰고 다니는 동안 김씨가 심하게 반항하자 폭행하기도 했으나 지나가는 차의 승객들이 보고도 그냥 지나쳤으며 모텔에서도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금인출시도◁
범인들은 김씨가 지니고 있던 5개의 은행통장과 도장을 뺏어 5일 상오10시께 김씨를 데리고 모텔을 나와 인근 제일은행 가락동 지점으로 가 통장과 도장을 제시하며 통장에 입금된 8백10만원을 모두 찾으려 했으나 지불정지 조치로 현금인출에 실패했다.
이에 앞서 김씨의 오빠(52)는 잠시 차를 주차시키러 간 동생 김씨가 밤이 새도록 돌아오지 않자 5일 상오9시께 김씨 거래은행에 지불정지를 요청해 놓았었다.
▷검거◁
범인들은 다시 상오11시30분께 김씨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장사동 지점으로 김씨를 데려와 인근에서 망을 보며 김씨에게 혼자 은행에 들어가 돈을 인출해 오도록 지시했다.
상오11시30분께 김씨가 혼자 은행으로 걸어가는 것을 우연히 목격한 김씨업소의 영업상무 염덕광씨(44)는 순간적으로 최근 잇달아 발생한 주차장 부녀자 납치사건이 떠올라 지나치는 척하며 김씨에 접근,『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김씨가 미행당하고 있으니 모르는 척 지나가라』고 해 인근에 있는 업소에 전화를 걸어 김씨 오빠 등에 도움을 청했다.
8백만원을 인출한 김씨는 범인들에게 돈을 건네주기 위해 약속장소인 은행에서 4백m가량 떨어진 종로구 관수동 97의3 한전변전소옆 쓰레기적치장 공터로 갔으며 그뒤를 염씨와 김씨 오빠 등 3명이 미행했다.
김씨가 범인들과 만나려 할 때 경찰에 112신고를 한 염씨는 김씨가 범인들에게 돈을 건네주려는 순간 김씨 오빠 등과 합세해 범인들을 덮쳐 격투끝에 홍종하씨(20·무직)와 김모군(19) 등 2명을 붙잡았으나 차를 타고 대기하고 있던 하씨는 놓쳤다.
당시 현장에는 길가던 시민 50여명이 범인들을 에워싸 도주를 막아주었다.
뒤이어 현장에 출동,범인 2명을 넘겨받은 서울중부 경찰서 형사들은 하오2시께 범인들이 무선호출기로 서로 연락해온 것을 밝혀내고 범인중 김군을 중구 초동 명보극장 앞 선술집으로 데려가 무선호출기로 주범 하씨를 찾아 『홍은 붙잡혔으나 나는 8백만원을 갖고 도망쳤다』고 속이게 했다.
하씨는 김군과 통화를 한 뒤 중부서 형사계로 전화를 해 사실확인을 했으나 형사계에서도 『범인중 1명만 검거했다』고 알려주자 하오3시30분께 김군을 만나기 위해 선술집으로 나왔다가 잠복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인을 검거한 염씨 등 3명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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