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태·비·인니등 동남아국도 타락선거 방지 “비상”(특파원리포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태·비·인니등 동남아국도 타락선거 방지 “비상”(특파원리포트)

입력
1992.03.02 00:00
0 0

◎후보자끼리 폭력·매표등/시민단체 연계 감시키로/일부선 “국민 정치의식 미성숙… 올해도 역부족” 점쳐【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동남아 각국이 올해 선거열풍에 쌓여있다. 태국이 오는 3월22일(일요일) 총선거,필리핀이 5월11일(월요일) 대통령 국회의원 주지사 지방의회의원 등의 선거를 동시에,그리고 인도네시아는 6월9일(화요일) 국민의회선거를 실시하기로 되어있다.

이들 나라의 선거일 택일은 행정부의 권한에 속해있고 각의에서 이를 결정하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공표하도록 되어있다. 선거일은 국민들의 주권행사를 자유롭게 하기위해 일요일을 택하거나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선거일 택일을 놓고 정부나 야당간에 평일로 하느냐,공휴일로 하느냐는 등의 다툼은 없다. 다만 실시시기를 놓고 선거를 앞당기려는 측과 가능한한 뒤로 미루려는 측간에 이해갈등이 가끔 노출되기는 하지만 선거법상 선거일 택일은 정부내각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별다른 정치쟁점이 될 수 없다.

태국의 경우 지난해 2월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세력인 국가평화유지위원회(NPKC)는 총선을 다소 늦추는 것이 이롭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군부에 의해 사실상 임명된 아난 판야라춘총리는 군부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조기 민간정부 이양을 실현하기 위해 총선을 앞당기려는 입장을 보여 결국 절충선인 3월로 선거일을 택했다.

필리핀은 오는 6월말로 현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게 되어있어 한달여를 앞두고 대통령과 함께 모든 각종 선거가 동시에 실시하게 스케줄이 잡혀있다. 필리핀은 무려 7천여개의 섬이 산재해 있는데다 개표시비와 폭력이 전통적으로 난무하는 선거양상으로 인해 개표가 완료돼 선관위의 당선확정 공고까지는 무려 20여일이나 걸린다.

필리핀에서는 후보자가 자신이 선거기간중 사퇴할 경우 대체후보자를 내세울 수 있도록 하는 특이한 선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선거당일 선거가 실시되는 도중이라도 정오전까지 대체후보를 임명하면 모든 법적권한과 유효투표를 그대로 인계받을 수 있다.

동남아 각국은 아직 민주선거문화가 정착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선거때마다 매표 폭력 등 타락선거가 극심하다. 그래서 태국이나 필리핀에서는 정부지원이나 민간단체가 선거를 감시하고 있으나 공명선거를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그러나 아무리 타락선거라도 우리와 함께 관권이 노골적으로 개입하거나 후토사퇴 압력을 행사하는 공작정치가 심한 편은 아니다.

후보자들간에 폭력과 매표가 기승을 부리기는 하나 필리핀의 경우 대통령후보 78명,부통령후보 18명이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할 정도로 출마는 자유롭다.

결국 선관위의 자격심사끝에 모두 실격되고 대통령후보 유자격자는 8명으로 줄어들었으나 어느 등록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죄수를 석방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공약을 내세워도 일단 후보등록을 받아준다.

동남아 각국의 선거문화는 우리와 비교해볼때 아직 뒤떨어져 있다고 볼수있으나 경제수준이나 국민들의 정치의식 성숙도 등과 상대적으로 견주어 보면 결코 우리가 앞서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