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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후 차도난 기승(세계의 사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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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후 차도난 기승(세계의 사회면)

입력
1992.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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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동구범죄단이 서류위조 해외유출/작년 9만대… 중간시장 중동거쳐 일본까지【베를린=강병태특파원】 독일에서 도난당한 벤츠승용차가 일본에서 굴러 다닌다.

통일후 자동차도난이 폭증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지난해 8만7천여대가 도난당해 90년보다 50%가 늘었다.

이중 차를 훔쳐 몰고 다니다가 버리는 단순범죄에 의해 손상된 채 회수되는 차는 5만대정도. 나머지 3만7천대는 주로 폴란드 등 동구범죄조직에 의해 독일밖으로 흘러 나가 중동·일본등에까지 팔려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과거 독일에서 도난당한 자동차들은 주로 네덜란드를 거쳐 남쪽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동서장벽붕괴에 따라 동구가 새로운 도난차시장으로 부상했다. 인접한 폴란드·체코등 동구국가들과 발트3국·소련령 칼리닌그라드·레닌그라드·모스크바 등이 주요시장으로 알려졌다.

이들 동구국가들은 중동으로 다시 연결되는 중간시장역할을 한다. 터키·요르단·시리아·레바논 등이 주요시장이지만 쿠웨이트와 두바이 등이 최대고객이다. 특히 쿠웨이트에서는 걸프전후 고급승용차 수요가 많아 최신형 S클래스벤츠도 공급된다.

독일범죄수사국(BKA)은 벤츠등 고급차들은 일본과 동남아로도 적지않은 물량이 팔려간다고 밝혔다.

동구의 최대중간시장은 폴란드다. 베를린에서 자동차로 3시간이면 국경에 닿는 위치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찰등 행정력이 혼란돼 훔쳐 온 차를 처리,암거래 하기가 쉬운 탓이다. 지난해 독일에서 사라진 자동차의 3분의 1,1만대이상이 폴란드로 흘러가 거래됐다.

폴란드내에서도 과거 독일형 「반치히」인 항구도시 그다니스크가 도난차의 집결지이자 절도조직의 거점. 이곳에는 2백명이상의 조직원을 거느린 자동차 전문절도단도 있다.

이들은 독일에서 직접 차를 훔치거나 현지조직으로부터 훔친 차를 넘겨받아 위조된 폴란드번호판과 등록서류를 이용,국경을 넘는다. 절도범이나 하수인들은 대개 신품중급차 한대에 1천마르크(약46만원)의 대가를 받는다.

독일보험회사들은 격증하는 자동차도난 피해때문에 지난해 3억5천만마르크(약1천6백억원)를 도난피해보상금으로 지급했다. 보험회사들은 손실보전을 위해 폴란드 당국에 도난차 색출과 회수에 협조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해왔다. 그러나 효과가 없자 사설탐정과 변호사를 현지에 상주시켜 직접 수사와 회수절차를 밟는 비상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HUK보험회사의 사설탐정팀은 그다니스크에서 최근 신규등록한 자동차 1천대중 1백45대가 독일에서 도난당한 차임을 확인했다. 이중 최고급 BMW700시리즈 한대는 현지경찰서장 아들이 몰고 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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