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흔등 모든 증거물 적용가능/친자·변시확인등 활용도 높아/호출빈번 용의자 인권보호에도 기여대검 중앙수사부가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과 공동으로 국내최초로 개발한 유전자 감식기법은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극미량의 핏자국이나 6개월 가량이 경과돼 말라붙은 혈흔,한가닥의 머라카락 등에서도 유전자를 뽑아내 범인을 찾아낼 수 있는 최첨단수사기법으로 앞으로 수사기관의 범인검거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유전자 감식결과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유전자형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면 범인단정이 가능한것은 물론 유전자의 형태가 다르면 그 즉시 용의선상에서 배제할 수 있어 용의자가 이리저리 수사기관마다 불려다니는 불이익을 피할 수 있기때문에 인권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오는 5월중 가스크로마토그래피,혈청분석기,PCR 싸이클러 등 최첨단장비 27종 49점을 설치한 실험실을 청사내에 설치해 유전자감식과 함께 마약감식·환경·식품·의약분석 등의 업무도 병행해나갈 방침이다.
유전자감식이란 핏자국이나 정액 머리카락 및 신체조직의 일부에서 특정유전자(DNA)를 분리해 그 형태를 분석,동일인 여부를 가려내는 기법으로 똑같은 유형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확률이 백만명당 한명꼴밖에 안돼 진범을 찾아낼 확률이 거의 1백%에 이른다.
인간의 유전형질을 지배하는 염색체는 대부분 동일하지만 특정부분에는 개인별 특징을 나타내는 변이형질이 분포돼 있어 이 부분을 PCR이라는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사용해 증폭시킨뒤 차이점을 찾아내는 것이 유전자 감식의 원리이다.
따라서 강간살인 등 강력사건의 범인식별이나 친자확인,변시체 신원확인 등에서의 활용도가 높을뿐 아니라 신뢰성이 뛰어나고 감식범위가 다양해 종래의 법의학이나 혈청학을 앞서는 최첨단감식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전자감식기법은 지난 85년 영국에서 최초로 개발돼 87년 미국에서 증거로 채택이된 이래 현재 미국·일본·영국·캐나다·독일·이탈리아 등 10여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RFLP 기법과 PCR기법 등 20여가지의 감식기술을 개발,오차율을 10억분의 1까지 끌어내려 대부분의 주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검찰과 서울대 의대팀이 공동개발한 감식기법은 3가지 유전자를 사용한 종합효소연쇄반응기법으로 현재 일본이 개발,실용화하고 있는 유전자 감식기법보다 확률이나 신뢰도면에서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1년여의 연구기간을 거쳐 개발한 PCR 감식기법을 사용하면 혈혼,정액반,모발,뼈 등 세포를 포함하고 있는 모든 증거물에 적용이 가능하며 혈액 등에서 DNA를 추출하는데 드는 비용은 1건당 3만7천원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며 『앞으로 재소자중 강력사건 전과자들의 유전자형 추출이 보편화되면 재범률과 범인검거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전자 감식기법이 아직 일반인에게 낯설고 신뢰도를 검증받을 수 없는데다 한국인 집단내에서의 특정변이형질 분포도 등의 자료 등이 전혀 없기 때문에 법원이 객관적인 증거로 채택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이창민기자>이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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