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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역조 시정·경기 회복에 “조그만 보탬”/“모국상품을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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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역조 시정·경기 회복에 “조그만 보탬”/“모국상품을 사자”

입력
1992.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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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 재일교포 주주들 결의/오사카에 전시장 확보·20개 도시 순회/민간단체와 협력 교포사회 확산키로『모국 상품을 사자』

26일 신한은행의 정기주총에 참석한 재일교포 실업인 2백여명은 하오 6시부터 별도의 모임을 통해 즉석에서 한국상품들을 대량구입하는 한편 이같은 구매운동을 앞으로 70만 재일교포 사회로 확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의 모국상품을 사겠다는 취지는 그저 주총참석차 모국에 들렀다가 관광기념품을 마련하는 정도의 단순한 향수에 의한 제스처가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금 살고있는 나라인 일본과 모국간의 경제교역이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있음을 익히 알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한국의 대일무역적자는 87억달러에 달해 전체 무역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은 또 모국의 경제가 86∼88년의 갑작스런 호황 이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의 능력 범위내에서 양국간 교역을 보완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며 이를 통해 맥이 빠져있는 한국경제에 조금이나마 용기를 보태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재일교포 주주들을 위한 「퍼스트구락부」 리셉션이 열린 신한은행 20층 강당엔 5백여 품목의 한국상품들이 이곳저곳에 전시됐다.

타월이나 식기 문구류 등 생활·사무용품에서 한복 등 전통의류,테니스라켓 등 운동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들이었다.

교포실업인들은 전시코너를 돌면서 맘에 드는 상품들을 주문했다.

이희건 신한은행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대판흥은은 앞으로 회사에서 사용하는 사무용품들을 모국상품으로 대체키로 하고 우선 볼펜을 대량 주문했다.

박기웅씨(신정자동차 대표)와 양우희씨((주)흥화 대표)는 추석이나 설때마다 지금까지는 일본 상품으로 선물을 해왔는데 이를 모국 상품으로 바꾸기로 하고 돌냄비와 조선사기그릇 등을 주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일용상품들의 경우 대체로 일본 상품에 비해 가격은 싸고 품질은 뒤지지 않는 편이라고 품평했다.

신한은행 이 회장은 이 운동의 배경에 대해 『한국상품이 세계시장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고 한국내에서 조차 일본 등의 외제품에 밀려나는 실정을 보면서 한국 상품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되찾는 일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로 느껴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이러한 구매운동을 충분히 사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매규모는 수억원대로 대규모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 운동이 소리만 요란하거나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구체적인 구매운동 추진조직으로서 재일거류민단 재일 한국인상공회 등을 중심으로 「한국상품 구매 용기의 회」를 결성키로 했다.

이들은 또 일본 오사카에 한국상품 상설전시장으로 7백평을 이미 확보해 놓았으며 앞으로 1년간 일본의 20개 지역을 돌며 한국상품 순회전시회를 주최할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모국상품 구매는 앞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일교포 사회에서 점차 확대돼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번 운동의 슬로건을 「조국에 용기를,바이(BUY) 코리안」으로 내걸었다.

이들이 양국간 교역 불균형을 실제로 보완하는 규모는 미흡하더라도 모국경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구조조정기를 겪고 있는 한국경제에 또 하나의 힘이 될 게 틀림없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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