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후 고용주의 성폭행·구타 곳곳서 기승/자국대사관 피신러시… “전쟁후유증” 분석도이라크의 침공이 있기전부터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들이 고용주들의 폭력이나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다국적군의 도움으로 쿠웨이트가 해방을 맞은지 1년이 지난 요즘 이전보다 훨씬 심해진 고용주들의 만행을 피해 자국 공관으로 몸을 피하는 외국인 여성근로자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피해여성들은 주로 쿠웨이트인의 가정부로 고용된 아시아 후진국출신 여성들. 피해자들은 하루에도 수십명씩 「노예상인」같은 주민의 눈길을 피해 필리핀,인도,방글라데시,스리랑카 등 자국의 대사관으로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이로인해 필리핀 대사관에는 벌써 1백72명의 피해여성들이 몸을 숨기고 있고 매일 평균 12명 이상의 피해자들이 새로이 몰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심하게 구타를 당했거나 성폭행을 당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에는 구타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얼굴이 부풀어 오른 피해자들과 강간당한후 임신한 여성들도 다수가 섞여 있다. 필리핀인 피해자들중 4분의 3 이상은 고용주들로부터 강간이나 윤간을 당했다.
69명이 피신하고 있는 스리랑카 대사관은 매일 8멍 졍도의 새로운 피해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매일 6건 이상의 강간이 보고되고 있고 한달에 한번꼴로 강간으로 인한 임신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외국인 근로여성들의 수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쿠웨이트 관계당국은 격렬하게 이를 부인하고 있다.
아메드 하무우드 알 사바 내무부장관은 『쿠웨이트의 헌법에 의해 자국인들은 정부당국을 비난할 권리를 보호받지만 외국인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숫제 으름장을 놓으면서 『외국인들은 더이상 우리들의 문제에 참견하려들지 말라』고 외국공관측의 항의를 일축해버렸다.
전 기획원장관인 수리만 무타와도 『외국여성들에 대한 가혹행위는 부분적으로 사실이긴 하지만 대부분 심하게 과장되어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호도하기도 했다.
일이 이쯤되자 미 대사관측이 나서 쿠웨이트 정부당국에 계속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반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묵인하에 대부분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해외인력 모집업체들과 2년간의 계약을 맺고 이곳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수는 현재 60만명에 달하며 이중에는 여성들의 숫자도 적지않다. 이라크의 침공이 있기전에는 1백2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68만5천명에 불과한 쿠웨이트 인구의 모자라는 일손을 덜어주기도 했다.
심리학자들은 쿠웨이트의 남성들이 외국인 여성들에게 성적·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경향을 전쟁의 후유증으로 돌리고 있다.
이라크군의 점령하에 있으면서 아녀자들이 겁탈당하고 고문에 시달리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쿠웨이트 남성들이 그때의 분노를 외국인 여성들에게 분출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들어 쿠웨이트 왕족 가정의 가정부로 들어갔던 필리핀 여성이 주인의 성적 노리개 역할을 하다가 그를 살해한 사건이 터지자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외국인 근로자들은 믿을 수 없다」 「외국인 여성 가정부들은 창녀」라는 등의 극단적 기사를 게재해 반외국인 감정마저 부채질하고 있다.<유에스 에이 투데이="본사" 특약>유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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