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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은 인사 선배 양보로 막판 뒤집기

입력
1992.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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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3연임 확정불구 사의/김 행장 퇴임각오로 선배지원25일 하오에 열린 상업은행 주총결과는 은행장 자리를 놓고 「선배의 양보와 후배의 겸양·인내」가 멋지게 어우러져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금융가의 화젯거리가 되고있다.

이현기행장(현 회장)은 주총 하루 전날인 24일 이미 은행장을 다시 한번 연임하는 쪽으로 확정단계에 있었다.

그러나 이 행장은 자신의 연임이 후배인 김추규전무(현 행장)의 연임까지도 전제로 했던것인데 복수전무제의 철회로 김 전무가 도리없이 자회사로 자리를 옮겨야하는 처지가 되자 막판 순간에 후배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은행장 자리를 내놓기로 결심한 것.

이 행장이 연임을 하는데 있어사 다소 걸림돌이 되는 변수들은 일찌감치 해결해 놓았으나 김 전무의 거취문제 때문에 스스로 적지않은 고민을 해왔다는 것은 그동안 어느정도 알려진 사실. 이 행장은 다소 무리를 하면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느냐,입행 40년을 넘기며 쌓아온 「사나이」로서의 의리를 지키느냐 하는 길목에서 결국 후자를 택하 셈이다.

김 전무 역시 오래전부터 주변에 은행업무에 해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차기 은행장감이라고 얘기돼 왔음에도 선배의 연임가능성으로 인한 갑작스런 상황변동에 대해 그저 조용히 자기자리만을 지켰다.

그렇지 않아도 은행 주총시즌이 되면 인사와 관련,행내에서 각종 잡음이 줄을 잇고 더욱이 자신의 입지가 조금이라도 불리해지는 상황에서는 이것저것 가릴것 없이 외부줄대기에 나서기 십상이어서 시끄러워지게 마련인데 이번 상업은행의 경우엔 의외로 그러한 뒷공론이 없었던 쪽이었다. 김 전무로서는 선배를 제치기 위해 앞에 나서서 일을 무리하게 끌고 가느리 가만히 순서를 기다리는 쪽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양보와 인내로 인해 결국 시중은행에 회장제가 도입되는 성과를 올려 이 행장은 회장으로,김 전무는 행장으로 계속 함께 일을 하게됐다.

물론 이같은 최종 결말까지는 정치적 고려 등 다른 변수가 작용했다는 설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상업은행의 한 직원은 『옆의 자동차 한대 지나가도록 양보하거나 신호한번 바뀔동안 인내하기도 극히 어려운 세상에 커다란 인사를 놓고 양보와 인내를 해낸걸보면 은행장자리가 하나인게 아쉽다』고 말하기도.<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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