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경제라더니 거품정치인가. 출마할까 말까 망설인듯한 코미디언이 해외에 나갔다 오자 정치가 잠시 시끄러웠다. 현역의원이 거리에서 칼에 찔렸다. 공작이다 아니다 자작이다,테러냐 희극이냐 벌집 쑤셔 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 거품처럼 화제는 사라졌다. 정치와 선거의 본질과는 무관한 이야기들이다. 이래서 거품정치라고 한다. ◆민자당은 1백80개 과제,민주당은 1백51개 항목의 선거공약을 내놓았다. 훑어보니 관심보다 하품이 먼저 나온다. 그 소리가 그 소리이기 때문이다. 새로나온 어떤 신당에선 누구는 표리부동 아무개는 얼굴마담 또다른 누구는 고급 정상배로 매도하라는 기본지침을 시달했다는 소문이다. 「이게 뭡니까」하는 말이 절로 터질만 하다. 이 지경이니 정치가 아무리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출 흥이 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서 정치의 거품을 거두려는 따끔한 소리도 들린다. 공명선거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어느 정치학 교수는 뽑지 말아야할 다섯가지 후보 유형을 제시했다. 의사당에서 고함과 야유를 일삼는 사람,남이 써준 원고나마 뜻도 모르고 읽는 사람,부업에 바쁜 사람,학력 경력 재산상태가 분명치 않은 사람,선민인척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을 꼽았다. 요약하면 폭력 무식 이권 위장 오만을 제거하자는 뜻일 것이다. ◆이 유형은 소극적이고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선택의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기준이나마 총족시킬 후보는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출마예상자의 얼굴을 살펴 보면 도토리 키재기 격이다. 전 지역구에 이런 인물이 하나씩은 있어야 할텐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아직 시일이 있으니 거품을 없앨 궁리를 더해야 할 것이다. ◆뽑지 말아야할 조건이 소극적이라면 적극적으로 뽑아야할 기준도 만들어 봄직하다. 선택이란 상대적인 것이고 차선을 무시할 수가 없다. 후보에 대한 채점표 작성은 유권자의 몫이다. 유혹과 오판만이 없다면 정치의 거품과 허풍은 능히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채점표를 정확히 매겨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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