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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서베를린 전차 재등장한다(세계의 사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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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서베를린 전차 재등장한다(세계의 사회면)

입력
1992.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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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중단 25년만에 동베를린선과 연결/“경제적·편리·무공해… 꿈의 수단”【베를린=강병태특파원】 유럽 최대도시 베를린의 구 서베를린에 시내 전차가 다시 등장한다.

한가한 복고취미로 짐작한다면 오해다. 통일과 수도이전에 따른 심각한 도심교통난과 공해해결에 전차가 가장 이상적이란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2차대전전까지 베를린에서도 시내전차는 전성기를 누렸었다. 총연장 6백㎞가 넘는 전차선이 거미줄처럼 시가지를 연결,하루 3백만명의 시민들이 이용했다.

서독의 경제기적과 함께 자동차의 홍수가 시작된 67년 서베를린시는 전차운행을 중단,전차선도 모두 제거했다. 마지막 전차운행이 있던 날 수천명의 「전차애호시민」들이 항의시위를 벌였으나 에피소드로 치부됐다. 이 전차폐지 결정은 그후 「베를린역사상 최악의 교통정책적 실책」으로 비판받았지만,당시에는 당연시됐던 것이다.

「프롤레타리아의 낙원」을 표방했던 동독의 수도 동베를린에는 전차가 그대로 남았다. 1백76㎞의 노선에 1천량이 운행된 동베를린 전차는 덜컹거리고 삐걱거리는 둔한 몸짓으로 서방관광객들의 조소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금 베를린 교통당국은 이 전차를 『퇴락한 동독 교통체계중 유일하게 긍정적』이라고 평가,서베를린 중심부까지 다시 연결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서베를린의 대중교통수단의 중심인 9개 노선 연장 1백34㎞의 지하철은 거듭된 운행편 증설로 한계에 와 있다. 이밖에 시내버스와 도심을 가로지르는 지상철도가 있으나 기여도는 극히 낮다. 시외곽에 환상지상철도망을 건설하고 있으나 빨라야 95년 완공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차(Tram)는 경제적이고 편리하고 공해없는 「꿈」(Traum)의 교통수단으로 부상했다.

베를린시는 서베를린 도심에 2차선 전차선 1㎞를 놓는 비용을 1천마르크로 잡고 있다. 지하철 건설에는 최고 1백배의 비용이 든다. 시내버스 노선 및 운행확대는 이미 위험수준에 달한 대기오염 때문에 고려조차 되지 않는다. 오히려 버스와 승용차의 도심진입을 전면 금지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베를린시는 오는 2000년까지 20억마르크를 들여 서베를린에 24㎞의 전차선을 깔 계획이다. 이와함께 안락한 최신차량을 운행하고 교통신호체계도 전차위주로 바꿔 전차를 도심교통의 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각 지역마다 구청이 앞장서 전차노선 유치경쟁이 벌어지고 있고,환경단체들은 노선 확대압력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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