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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됐던 광란/사회부 윈일희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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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됐던 광란/사회부 윈일희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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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밤 「뉴키즈 온더블록」의 공연장에 딸을 찾으러 나갔던 부모나 TV에서 공연장 모습을 본 어른들은 모두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귀청을 찢는 괴성과 비명,몸부림,열정을 못이긴 울부짖음에 이어 끝내 실신,병원행….

TV나 영화에서 간혹 본 외국공연장의 열기가 그저 「남의 일」인줄 알았던 어른들은 그것이 바로 우리아이들의 모습인 것으로 나타나자 입이 닫혀지지 않았다.

「광풍」이 흽쓸고 지나간 18일 아침 「아버지」들이 출근한 직장사무실은 아이들에 대한 개탄과 자책의 소리로 가득찼다. 자신의 자녀들이 그 「미친아이들」에 포함돼 있지 않음을 다행스러워 하는 사람들도 「알수없는 요즘 아이들」로 인한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알수 없는 요즘 아이들」은 요즘 아이들을 알려고 하지 않은데서 태어난 아이들이라는 사실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사실 「뉴키즈 광란」은 17일 밤 갑자기 돌출한 현상이 아니다.

이날밤 광란하는 10대들의 어머니 세대가 20여년전 영국의 대중가수 클리프 리처드가 내한공연을 가졌을때 이미 이에 못지않은 행태를 선보인바 있고 80년대들어 조용필 등 국내인기 가수의 공연때 또는 젊은 가수들의 방송쇼 녹화때 마다 10대들은 비슷한 집단환각 증세를 보였다.

유명연예인 공연에 익숙한 관계자들은 실신해서 병원에까지 실려가는 불상사만 아니었다면 「뉴키즈 온 더 블록」의 공연장 분위기는 평소 숱하게 벌어지는 국내가수 공연때와 별반 다를것이 없었다고 말한다.

해외에서도 「뉴키즈 온 더 블록」의 공연때마다 비숫한 사태가 빚어졌던 것을 보면 우리 10대들이 더 유난스러웠던게 아니라 할 수도 있다.

『우리의 뜨거운 열정을 표시하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럴 기회나 장소가 없다』 『뉴키즈가 무조건 좋다. 그들에게서 또다른 나를 느낀다』 『단지 좋아서 그 느낌을 미친듯이,아무 거리낌없이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라는 10대들의 공통된 이유와 항변을 유의해 들을 필요가 있다.

철없는 10대의 분별없는 행동은 일단 꾸짖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활력과 호기심,꿈과 낭만을 건강하게 살릴 수 있는 길을 모두가 연구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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