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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투기/“왕국건설” 꿈 통째로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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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투기/“왕국건설” 꿈 통째로 매입

입력
1992.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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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5백여개 거래 추정/입지여건 최적 대조도 평당 10배 올라/투자가치 높은섬 대부분 외지인 소유소규모의 섬을 통째로 사들여 「개인왕국」을 건설하려던 사람들이 국세청의 투기조사를 받게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17일 『직접적인 연고가 없는데도 소규모 섬을 통째로 사들였거나 부분매입한 사람들의 명단을 입수,본인과 가족 및 거래상대방의 과거 5년간 부동산거래 실적을 정밀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섬 투기자는 전국적으로 1천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국세청은 투기혐의가 확실한 49명을 1차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개인왕국」 건설과 관련하여 그동안 부동산업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섬은 충남 당진군 석문면 소재의 대조도. 석문반도(당진)와 대산반도(서산) 사이에 위치해 있는 이 섬은 「개인왕국」을 건설하는데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면적 1만8천9백평,남북길이 5백m,동서길이 2백50m,해안선길이 1.8㎞. 서산군 대산면 생길포항에서 뱃길로 약 10분거리.

3년전 이섬에는 6가구의 어민이 살고 있었으나 지금은 3가구가 남아있다. 최근의 이도현상 추세로 보아 이들 잔류어민의 이도도 시간문제.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섬이 비록 규모는 작지만 6가구의 어민이 자연부락을 이루어 생활할 수 있었을 정도로 주거여건이 양호하다는 점이다.

더구나 서산에 대규모 중화학공업단지가 들어서 투자가치를 더 높여주고 있다. 대조도는 이미 서울 사람이 통째로 사버렸다. 주변의 소조도 비경도 등도 섬 전체가 외지인의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문면 관계자는 『몇년전만 해도 주변의 섬가격이 평당 6천∼7천원밖에 안됐으나 투기가 극성을 부릴때는 최고 5만∼8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대조도와 같이 개인왕국 건설이 가능하고 주변투자 여건이 좋은 특A급 섬은 부르는게 값』이라며 『지금은 섬매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20억원을 주어도 사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투기대상이 되고 있는 섬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보통은 평당가격으로 매매되지만,이것은 섬의 일부분을 사들일때의 기준이고 대조도와 같은 섬을 통째로 사들일때는 일반적으로 평당가격에 관계없이 섬 하나당 가격이 정해진다. 「통섬」의 경우 평당가격이 보통시세보다 50∼1백% 높은 편.

그러나 남해안 외진 곳의 경우 최소 5천만∼6천만원만 있으면 섬 전체를 통째로 매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지리적 여건이 나빠 가장 투자가치가 낮은편인 전남 진도 주변섬 등이 대표적인 예. 소규머 섬을 3개 중개했다는 진도 현지의 부동산중개업자는 『8천여평 크기 섬이 평당 6천5백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삼의 가격은 ▲육지와의 거리 ▲식수자체 조달여부 ▲백사장 유무 농사나 동물사육·낚시 등이 가능한지 여부 ▲「개인왕국」 건설 가능성 여부 ▲주변의 투자환경 등에 따라 정해진다.

○…섬 투기의 열풍은 황무지나 다름없던 돌섬을 졸지에 돈(전) 섬으로 둔갑시켰다. 경기도 옹진·강화,충남 태안·서산·당진,전남 신안·무안·진도 등의 주변 섬들이 대부분 외지인의 소유로 넘어가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것 심지어는 제주도 남단의 마라도나 경기도 강화군의 교동도와 같이 규모가 상당히 큰 섬에도 투기열풍이 불어,70∼80% 가까이 외지인의 손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기꾼들이 눈독을 들이는 섬은 사람이 전혀 살아본 적이 없는 무인도보다는 사람이 살다가 철수한 무인도나 사람이 얼마 살고 있지 않는 소규모 유인도. 대조도와 같은 특A급이 약 20∼30개에 이르고 있고 그런대로 쓸만한 섬(A급)도 50여개나 된다고.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조금이라도 투자가치가 있는 소규모 섬은 대분 거래가 끝나 매물이 없는 상태』라며 『최근 5년간 약 5백여개의 섬이 거래됐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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