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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듣는 책」 불티(세계의 사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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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듣는 책」 불티(세계의 사회면)

입력
1992.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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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CD서적까지 등장… 연매출 수십억엔대/보통책보다 약간 비싸…「인기소설」 7만권 팔려【동경=문창재특파원】 전자산업의 메카 일본에서는 요즈음 듣는 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책의 내용을 녹음한 카셋테이프나 콤팩트디스크(CD)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책을 읽는시대에서 듣는시대로 바뀌어가는 것이다.

책을 펴들수도 없을 정도로 혼잡한 출퇴근전차 안에서 워크맨이나 디스크맨을 주머니에 넣은채 들으면 지루한줄도 모르고 갈수있다는 장점이 널리 알려져 「전자서적」은 연간 수십억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5년전 「테이프서적」의 출현에 이어 90년 여름부터는 「CD서적」이 나와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어학교재를 제외한 순수 전자서적은 현재 3백∼5백종을 헤아린다. 고전문학작품에서 사전류 만화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장년층 사이에 옛날 라디오연속극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카도가와(각천) 서점이 발행한 인기소설 로드스도 전기 같은 것은 판매량이 7만권을 넘었다. 고교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가 있어 책으로 읽은 사람도 새로운 맛을 보려고 카셋테이프를 살 정도라고 한다.

슈에이(집영)사가 발행한 「점프」시리즈는 라디오드라마 형식으로 편집한 것으로 권당 3만∼4만부씩 팔렸다. 겐지모노가타리(원씨물어) 같은 고전작품류도 1백종 정도 나왔는데,작품해설까지 곁들여 있어 젊은층의 호응이 늘어가고 있다.

값은 책보다 약간 비싸 카셋 2개(1백80분)에 해설서가 끼여있는 고전물이면 3천2백엔정도. 책으로 읽으려면 며칠 몇주일이 걸릴지 모를 고전작품을 통근 통학길에 힘안들이고 듣고,간단한 해설서를 읽으면 유명한 고전 한권을 소화하는 셈이 되므로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판매량이 늘면서 값이 떨어지기 시작해 출판계와 마찰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일반서적은 재판 중판해도 값이 떨어지지 않지만 전자서적은 전자제품 판매장에서 주로 팔고 있어 끝자리 10엔단위의 값을 깎아주는 곳이 생겨난 것. 동경의 한 전자제품상은 『할인매장이 늘어나면 판매경쟁상 값을 내리지 않을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출판유통대책협의회는 『상품의 형식이 전자제품이라해도 저작권 문제가 있으므로 값을 깎아주는 것은 위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전자산업의 발달은 힘안들이고 책을 읽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지만,지식인 사회에서는 독서의 경량화현상과 함께 듣는 책의 유행이 가져올 깊이없는 독서의 폐해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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