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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의 본보기 투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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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의 본보기 투자(사설)

입력
1992.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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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의 발전은 곧 우리경제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68년 설립된 이래 꾸준히 성장일로를 걸어온 포항제철은 13일 광양4고로의 연와정초식을 가짐으로써 4기 확장공사의 마무리작업에 들어갔다. 오는 10월에 이 공사가 완공되면 광양 1천1백40만톤,포항 9백40만톤,합계 2천1백만톤의 조강생산 능력을 갖게되며,24년간에 걸쳐 12조6천억원을 투입한 철강공업의 거대역사가 일단락을 짓게되는 셈이다.33층 빌딩높이와 맞먹는 이번 고로의 연와정초식은 단순한 의식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향후 국내제조업 활성화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이 날로 저하되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생산의욕을 상실해가고 있는 마당에 포철에 의한 과감한 설비투자는 제조업 중흥의 실질적 자극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은 86∼88년간의 8.6%에서 89∼90년간에는 3.8%로 떨어졌으며 제조업 전반에 걸친 재고누증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요즘 상황이다. 한때 공급부족 현상이 심했던 포철의 기초소재 핫코일까지 재고가 적정규모의 두배에 가까운 75만톤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제조업계의 경기부진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말해준다.

철강산업은 모든 제조업의 기초가될 뿐 아니라 그의 안정적 공급없이는 자동차·조선·기계·중화학공업 등 산업의 발전이 크게 제약을 받게된다. 특히 중화학공업 분야는 제조업의 성장과 직결되어 있는 것인데 올들어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둔화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도 88년을 고비로 점차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다. 전체 제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81년이후 11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게 되었고 취업자수의 비중 또한 딴 서비스업 쪽으로 인원을 빼앗겨 88년의 27.7%에서 26.8%로 떨어졌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제조업의 이같은 저조추세는 경쟁력강하→수출부진→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져 우리경제를 선진국 문턱에서 주춤거리게 만들기에 족하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아래서 포철이 제조업의 기초소재인 철강생산시설을 일관되게 확충하고 있다는 사실은 큰 의의와 함께 많은 시사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야 하겠다. 생산시설의 확충은 앞으로의 도약에 대비하기 위해 비록 불황기라 할지라도 꾸준히 추진되어야 옳은 일이며,기초소재의 생산시설 확충은 다른 연관사업에 희망과 용기를 줄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제조업 진흥을 위해 기초소재를 저렴한 가격에 적기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추게 되는 포철의 투자자세는 딴 대기업의 투자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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