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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지 200대 기업 경영자 임금 분석(화제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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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지 200대 기업 경영자 임금 분석(화제추적)

입력
1992.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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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고경영자들/불황속 「특별소득층」 군림/평균 2백50만불… 근로자의 1백60배/“실업속출과 대조” 여론 비등자본주의 사회의 스타인 미국의 최고경영자(CEO). 이들이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국 경제추락의 책임이 경영실적이나 회사형편에 비해 턱없이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최고경영자들에 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때 동행했던 미국의 21개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은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돌아온 셈」이 됐다.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목적인 미·일 무역역조 개선에는 아무런 성과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반면 『미국 경제의 무능력은 바로 당신들 때문』이라는 역공격을 일본으로부터 받았다. 미국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이같은 공격은 일본측이 미·일 무역역조라는 현안을 희석시키려는 속셈 외에도 미국경제의 침체원인을 외부에서 찾지 말고 미국 자체에서 찾으라는 따끔한 충고의 의미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미국의 경영자들은 다른 선진국들의 기업경영자들에 비해 3∼6배의 봉급을 받고 있다. 더구나 최근 몇년간의 지속적인 경기후퇴와는 아랑곳 없이 미국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여전히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조사기관과 조사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최고경영자들의 평균 연봉은 2백50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영국의 약 3배,독일과 프랑스의 4배,그리고 경제대국인 일본의 6배 이상으로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다.

또한 미국 최고경영자의 임금이 미국근로자 평균임금의 1백60배인데 반해 일본은 불과 10∼20배선인 것만 봐도 미국 기업인들이 얼마나 높은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미·일간 무역마찰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자동차 산업의 경우를 비교해보면 한층 극명한 대조를 발견할 수 있다.

미 자동차 3사(빅3) 사령탑의 90년도 연봉은 크라이슬러의 아이아코카 회장이 4백50만달러,90년도중 10개월간 회장을 맡았던 포드사의 폴링 회장이 1백80만달러,90년 8월에 지휘권을 행사했던 GM사의 로버트 스템펠 회장이 2백10만달러로 돼있다. 반면 미국시장을 석권한 일본 자동차회사 대표중 도요타사의 도요타 쇼이치로사장(작고)이 같은 90년 한해동안 74만달러,닛산의 구메 유다카가 59만2천달러,혼다의 가와모토 노부히코가 역시 59만2천달러를 수령했다.

미국의 최고 경영자들이 높은 수입을 올리는 이유는 이들이 일정액의 봉급 외에 다양한 「옵션지불계약」에 따라 엄청난 보너스를 챙기기 때문이다.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 회장은 지난 78년 처음으로 이 회사를 맡았을때 연봉 1달러를 제시해 화제를 모았었다. 그러나 그는 경영실적에 따라 주식을 받겠다는 옵션을 걸어 얼마 안가 4천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천」은 지난해 미국의 상위 2백개 기업 최고경영자의 임금수준을 발표하면서 이들 최고 경영자들이 적정보수보다 많은 임금을 받고 있음을 설명했다. 즉 각 기업의 경영실적,매출액 규모,종업원수 등을 토대로 컴퓨터를 통해 분석한 「받아야할 소득」 보다 실질 소득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90년도 최고소득을 올린 타임 워너사의 스티븐 로스 회장은 2백67만달러를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약 14배나 많은 3천9백6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 최고경영자의 고임에 대한 비난여론은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햄프셔 예비선거(이달 18일)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은 하나같이 고임기업인을 집단 성토하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선두주자인 빌 클린턴 아칸소 주지사는 최고경영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주는 기업에 대해서는 해당급여의 경비인정을 부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칼럼니스트 패트릭 부캐넌도 『종업원에게는 경영압박을 이유로 해고 명령을 내리면서 경영자들은 몇백만달러씩 챙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미 의회에서도 최고경영자들의 봉급을 억제하기 위한 법안이 잇달아 제출되고 있다.

칼 레빈 상원의원(민주·미시건)은 경영자임금 결정과정에 주주들의 투표를 포함시키는 법안을 제출했고 마틴 사보 하원의원(민주·미네소타)은 사내 노동자 최저임금의 25배 이상을 경영자에게 지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무거운 세금을 매기도록 하는 법안을 상정해 놓고 있다.

또한 기관투자가 중심의 미 주주연합회는 경영자의 봉급이 높은 기업에 경영자 봉급결정 과정과 봉급액을 상세히 밝히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최고경영자들은 이처럼 미국경제의 쇠퇴와 함께 존경과 선망의 대상에서 불신과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미 최고경영진의 임금체계에 변화가 올 것이 예상된다. 이제 미국에서는 더이상 최고경영자들이 「자수성가의 신화」에만 안주할 수 없게 됐다.<송병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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