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도맡고 공사는 현지하청/고임시대 고부가가치로 대응수천만달러의 해외공사를 현지에 파견된 직원 한명이 도맡아 처리한다. 공사 계획부터 뒷마무리까지 전과정을 책임지는 데도 투입되는 국내 건설업체 인력은 현장소장 뿐이다.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공사패턴이 급속히 바뀌면서 이러한 「1인 현장체제」의 해외공사가 유행하고 있다.
삼성 종합건설이 지난해부터 대만 대북시에서 진행중인 지하철공사를 위해 현지에 파견한 인력은 과장급 직원 1명이 전부이다. 3백57m의 지하철 소구간을 건설하는 공사액 2천4백57만달러의 이 공사는 삼성과 독일 주블린사가 같은 지분으로 합작기업을 설립,수주·시공하는 것이다.
두 회사는 삼성이 공무책임자로 1명,주블린사가 소장과 재정책임자로 2명을 파견,공사를 지휘하고 있다. 이들 합동관리팀은 두뇌 역할만 하고 실제공사는 대부분 현지 업체에 하청을 주고 있다. 현장관리도 17명의 대만인이 맡을만큼 필요 인력은 모두 현지에서 해결한다.
간혹 공사중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본사에서 일시적으로 특별팀을 파견하며 현장에서 결정할 수 없는 중요사안은 두 회사 고위관계자가 만나 결정한다.
결국 두 회사는 기술과 자금,관리능력만을 제공하면서 공사를 주도하는 셈이다.
삼성 종합건설은 현재 11개 해외공사를 진행중이지만 총 파견인력은 53명뿐이고 이중 3개소는 1인 현장이다.
쌍용건설이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클리멘토의 매리어트호텔 개발사업도 1인 현장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은 세계적 호테체인인 매리어트사가 4천8백44평의 부지를 대고 쌍용이 1백26개 대형 객실을 갖춘 호텔을 건립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개발계획수립·1천3백만달러의 개발비 부담·공사 시공등 전과정을 쌍용 본사에서 파견된 현장소장이 맡아 처리하고 있다.
해외공사에서 1인 현장이 늘어나는 새 현상은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전반적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싼 임금의 국내인력을 대거 동원,단순 토목 건축공사를 주로하던 형태에서 현지인력을 주로 쓰고 고부가가치인 종합건설·관리위주 공사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근로자의 높은 임금상승과 국제경쟁 심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해외건설 현장에서 국내 기능 인력이 사라진 것은 이미 오래됐다.
해외건설 근로자는 지난 81년 한때 20만명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38개국 3백7개 공사현장에 1만명에 못미치는 인력이 있을 뿐이다. 제3국인력 고용률은 75%를 넘고 있다.
1인 해외공사는 현재 일부 대형 건설회사 중심으로 시행하고 공사규모는 1천만달러 안팎의 소규모 공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기술과 자금력의 한계 때문에 선진국 건설업체와 합작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오는 94년 건설시장 개방을 앞두고 대부분의 국내 건설업체가 종합건설·관리중심의 해외공사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어 1인 현장체제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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