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직업학교 배관과 수석졸업 “뿌듯”대학을 나와야 사람구실을 할수있다던 시대는 이미 갔다. 오히려 대학을 나왔다는 어정쩡한 간판이 사람구실을 제대로 할수없게 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일찌감치 인생의 진로를 확고하게 잡은 전영진군(18·서울 경희고 3)에게 요즘의 어수선한 대학입시 소동은 남의 일이다.
전군은 지난해 3월 입시공부대신 인문고 3년생 1천명을 추천받아 1년 동안 무상기술교육을 시키는 서울직업학교(관악구 신림9동) 문을 두드렸고 각고의 노력끝에 지난 7일 배관과를 1등으로 졸업했다.
전군은 이 기간에 전문산업일꾼이 갖춰야할 조건을 모두 갖췄다. 하루 6시간씩 배관설비와 이론,기초실습,커팅·나사철삭 등 80% 이상이 실습인 고된 공부를 해온 전군은 지난해 10월 국가기술자격검정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에 모두 합격,건축배관기능사 2급 자격증을 따냈고 전기대입시에서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을 모집한 천안군 한국산업기술대 산업기계공학과에 20.5대 1의 경쟁을 뚫고 거뜬히 합격했다.
전군은 지난해초 진로문제로 고민할때 『휼륭한 산업일꾼이 되는 것이야말로 애국의 길』이라고 일깨워준 경희고 김근식 공업선생님(54)을 가장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전군은 갓난아기때 아버지를 병으로 여의고 어머니도 재혼하는 바람에 부모의 얼굴조차 모른채 친척들 손에 키워졌다.
지금은 이모집에서 지내는 전군은 잠자는 4시간을 제외하곤 단 한시간도 쉴틈이 없었다.
줄곧 동네목욕탕에서 하루 1시간씩 목욕탕 청소를 하며 월 12만원을 받아 고등학교 공납금을 벌었고 요즘에는 상오9시부터 하오11시까지 모 민속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다.
『땀흘리는 산업인력 부족이 우리경제의 문제이니만큼 전문성을 살린 훌륭한 산업일꾼이 되겠다』 직업학교 수료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낭독한 이 답사는 전군이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약속이기도 하다.<서사봉기자>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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