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법교묘 양도 대규모/국제조직 연계 가능성지난달 31일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도쿄를 거쳐 서울에 도착한 KAL기 내에서 50억원 상당의 코카인 농축분말 1㎏이 발견됐다. 또 지난 5일에는 콜롬비아인과 현지 교포가 결탁해 2백억원 상당의 코카인 4㎏을 국제항공 화물을 이용해 밀반입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돼 수사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검찰은 최근 코카인이 잇달아 밀반입되는 것은 한국에서 그동안 히로뽕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품귀현상마저 빚어지는 등 마약공급이 달리자 콜롬비아 등 대규모 국제마약조직이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침투하려는 조짐으로 풀이하고 있다.
검찰은 KAL기 내에서 발견된 코카인 농축분말은 세관검색에서 적발될 것을 우려한 탑승객이 내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항공화물편으로 밀반입된 코카인은 양이나 수법으로 미루어 볼때 국제마약조직이 연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코카인 4㎏은 90년 9월 콜롬비아인 3명이 낀 국제마약밀매단이 들여오려다 적발된 양(9백70g)의 4배가 넘는 것이다.
콜롬비아인 로사우라 라스프리아씨(47·여·보석중개상·콜롬비아 보고타시 거주)는 현지 교포인 하이메 이반씨(28·의류업·한국명 김상현) 등과 짜고 코카인 4㎏을 이중장치가 된 스테인리스스틸 그릇속에 나눠담아 항공편 화물로 탁송했다.
로사우라씨 등은 특히 이 그릇을 박스 2개에 넣어 봉한 뒤 이를 인접국가인 베네수엘라 산토니오 우체국에서 국내에 사는 하이메씨의 장모 김정자씨(68) 앞으로 보내는 수법을 써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려 했다.
검찰은 당초 다른 히로뽕 밀매·투약범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근 코카인 공급이 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본격수사에 착수했었다.
검찰은 하이메씨 장모 김씨가 서울 국제우체국에서 찾은 코카인을 구속된 이호준씨(30·회사원) 등에게 넘겨주는 현장을 덮쳐 이씨 등 2명을 검거한 뒤 밀매대금을 받기위해 국내에 잠입한 로사우라씨와 하이메씨를 검거했다.
코카나무 잎에서 추출한 천연마약인 코카인은 남미의 콜롬비아·볼리비아 등지가 원산지로 원래 원주민들이 국소마취제나 진통제 등 민간약품으로 사용해 왔지만 천연코카인 합성물인 「크랙」이 국제마약조직인 「메데인」 「칼리」 카르텔을 통해 미국 유럽 등으로 유입되면서 상습복용자가 6백만명을 넘는 등 보급속도가 빠른 공포의 마약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코카인 상습복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 88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게한 주범이기도 하다.
검찰은 그동안 유학생이나 관광객 등을 통해 소규모로 밀반입 되고 있을 뿐이라고 막연히 추정해온 코카인이 90년에 이어 비밀조직을 통해 대량 반입되자 코카인이 차세대 주종마약이 될 것으로 보고 초기에 차단하기 위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이용객들이 부쩍 늘어나고 세관검색도 과거보다 훨씬 완화된데다 코카인이나 히로뽕 밀반입자들의 수법 또한 점차 지능화되고 있어 적발에 어려운 점이 많아 검찰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히로뽕의 기세는 일단 한풀 꺾였고 코카인이나 크랙 등의 밀반입 추세는 아직 초기인 점을 중시,지속적이고 집요한 단속을 펴나갈 방침이다.<홍윤오기자>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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