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사 대신 전통축제/서초비둘기 노원산철쭉… 일체감 싹터지방자치단체마다 주민들에게 지역사회 주인임을 일깨우고 일체감을 형성키 위한 「공동체 만들기」 운동이 한창이다.
자치단체들은 이를 위해 지역 상징물을 새로이 제정하는가 하면 종전 행정관청 주도의 전시형 행사를 주민행사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서울시내 22개 구중 서초·은평 등 7개 구가 이미 구 상징물 선정을 끝내고 주민들에게 홍보중이며 현재 심의중이거나 올해안에 상징물을 제정키로 한곳도 서대문,동작,강서 등 8개 구에 이른다.
상징물 제작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서초구로 이미 지난 89년 지자제실시에 대비,1년여에 걸쳐 주민대상 설문조사와 전문가심의를 통해 구목으로 느티나무를,구조로 비둘기,구색으로 초록색,구화로 장미를 선정했다. 서초구는 이들 상징물을 구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도안,각종 구민행사와 홍보물을 통해 보급하고 있다.
은평구도 지난해말 주민 공모를 통해 상징물을 선정,당선자를 시상했다. 모두 2천여명이 응모한 상징물 공모에서 구화로는 관내 통일로 가로에 심어져있는 코스모스가 압도적으로 많아 선정됐다. 서울 북단에 위치,북한과 직선거리로 가장 가깝고 남북교류의 통로가 되고있다는 점을 감안해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구조로 선정됐으며 구목으로는 관내 대조동에 무성한 대추나무가 뽑혔다.
지난해말 상징물선정을 위한 설문지를 주민들에게 배포한 강서구는 각 항목별로 10여종을 제시해 주민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나무,새,꽃들을 각 2∼3개씩 구의회로 추천해 오는 18일 의원들의 토론을 통해 최종 확정토록 할 예정이다.
각 구의 상징물들은 비둘기,까치,소나무 등 일반적 선호도가 높은 동식물들이 대부분이어서 서로 중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인접 도봉산에 널리 서식하는 산철쭉을 구화로 삼은 노원구나 통일로의 명물 코스모스를 선정한 은평구처럼 지역 고유의 특성을 살리려는 독창적 시도도 눈에 띈다.
상징물 제작사업과 함께 주민행사도 크게 바뀌고 있다.
의례적인 체육행사 등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지역의 유래와 전통을 되살리는 주민축제가 늘어나고 있다.
동작구는 옛날 한강변 노량진에서 열렸다고 하는 「노들용왕제」를 지난해부터 재현,주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으며 송파구도 옛 백제 문화발상지임을 살려 「백제고분제」를 시작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양천구도 현재 향토사학자들로 연구팀을 구성해 민속자료 발굴에 나서고 있는데 올 여름에 지역의 전통축제를 발굴,첫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또 대학이 많은 서대문구의 경우는 지난해 가을 신촌로터리에서 열렸던 연고전 뒤풀이가 주민들이 함께 참여한 흥겨운 거리놀이마당으로 치러진데 착안,대학가의 특성을 살려 주민과 대학생이 일체감을 이룰 수 있는 「신촌 거리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존 관변행사를 탈피,주민대상의 문화행사,예술공연도 최근들어 부쩍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가을 「예술의 전당」서 열린 「서초구민 친교의 밤」 행사에 가보았다는 주민 김의석씨(27·회사원·방배동)는 『지금까지 구청의 행사라면 상투적인 행정홍보장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최근들어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내고장 내이웃이라는 의식이 도사에서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김양기 문화공보실장은 『아직까지 도시민의 폐쇄적 특성과 구행사에 대한 주민들이 편견 등으로 이같은 지역사업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상징물 제작과 문화행사 등을 계기로 지방자치의식이 점차 뿌리내리게 될것』이라고 낙관했다.<이성철기자>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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