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인에 편입후 세차례 독립전쟁 치러/이질적 종교·경제적 박탈감에 불만팽배인도와 파키스탄간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의 회교도가 11일 독립시위 행진을 강행키로 결정함으로써 양국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의 강점으로부터 카슈미르의 분리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이 지역 최대 회교도반정부 조직인 잠무카슈미르해방전선(JKLF)은 최소한 5만명의 주민을 동원해오는 11일 유엔 감독하에 휴전선을 통과해 인도령 카슈미르로 평화적인 독립시위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의 독립움직임에 극도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인도정부는 『파키스탄이 폭력과 증오심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만약 불리주의자들의 독립행진을 허용할 경우 무력으로라도 저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지난 6일 밤 인도의 통치에 항거하다 주민 1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유혈충돌 가능성이 한층 우려되고 있다.
사실 이 지역을 둘러싼 인도파키스탄간 영유권 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양국은 이미 47,65,71년 등 세차례나 전쟁을 치른바 있다.
카슈미르 분쟁은 근본적으로 주민의 이질성에서 비롯된다. 카슈미르는 힌두교가 압도적인 인도에서 유일하게 회교두 주민이 70%로 절대 다수인 주이다.
이러한 모순의 불씨는 여타지역의 분쟁이 대부분 그러하듯 2차대전후·구 식민지에 대한 서구열강의 인위적인 질서재편 과정에서 비롯됐다. 즉 47년 영국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독립하면서 주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카슈미르만이 인도에 강제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적인 문제말고도 인도정부의 차별정책으로 인한 상대적 소외감과 경제적 박탈감이 회교도 주민의 억눌려온 분노와 독립의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카슈미르는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번성했던 무굴제국시대에 지상낙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따라서 일찍부터 관광지로 개발됐으나 인도정부는 입지조건이 불리하다는 핑계로 산업시설 유치 등을 외면함으로써 현지 주민은 높은 실업률과 경제적 궁핍에 시달려 왔다.
종교적인 이유를 떠나서라도 이곳이 독립되면 교통이 편리한 파키스탄과 경제적 교류가 활발해 질 수 있다는 주민의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파키스탄 정부는 카슈미르 지방에 대한 도덕적 권리를 주장,선거에 의한 귀속을 요구하고 있으나 인도정부는 이를 단호히 거부해 왔다.
카슈미르의 회교도 민병대 게릴라들은 로켓포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어 진압이 용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민들도 JKLF 등에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어 인도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한편 파키스탄은 공식적으로는 11일에 벌어질 JKLF주도의 평화대행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동안 이 지역 분쟁을 교묘히 부추겨 왔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JKLF에 군사원조를 제공,인도와의 대리전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JKLF는 주민들에게 『용감한 카슈미르인이여,회교전사로서 인도점령군에 맞서 대행진을 벌이자』며 주민들을 다그치고 있고 파키스탄에도 『인도의 협박에 겁먹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별다른 대안이 없는 카슈미르 문제는 인도의 아킬레스건이자 인도·파키스탄간 분쟁의 요소로 당분간 계속 남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조상욱기자>조상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