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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발언 미·일간 파문확산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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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발언 미·일간 파문확산 안팎

입력
1992.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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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속 감정대립 첨예화/“버블경제 지적” 해명 진땀/일/“미국인을 경멸할 것” 분개/미/부시 일 유감발표 수용불구 「앙금」 남을듯미국 노동자들의 자질에 관한 미야자와(궁택희일) 일본총리의 발언이 미국에서 큰 반발을 일으켜 미·일간의 감정싸움이 악화되고 있다.

사쿠라우치(앵내의웅)중의원 의장의 비슷한 발언이 큰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미국자동차 부품 수입확대가 「약속이 아니라 목표」라고 했던 미야자와 총리의 발언이 문제가 됐던 뒤끝이어서 파문은 더욱 크다.

미야자와 총리는 지난 3일 의회에서 『미국의 노동자들은 근로윤리관이 없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 자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지금 미국에 모자라는 것이 있다고 할까. 지난 10여년동안 여기까지온 소이를 보면 물건을 만들고 가치를 생산하는 일에 대한 해석이 매우 느슨해 졌다』고 전제한뒤 미국 근로자들의 근로윤리관이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해왔다고 답변했다.

이 발언은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고급인력이 많은 급료를 받고 금융계에서 일하는 반면 물건을 만드는 엔지니어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이 버블(물거품) 경제의 부작용임을 지적한 것이었다. 자기 돈이 아니라 돈놀이로 물건을 사고,이자를 갚지못해 도산하곤 하는 경제패턴이 근로윤리의 결핍에 기인한듯 하다는 줄거리의 이 발언은 전후가 삭제된채 「미국 근로자 윤리의식 결여」라고만 미국언론에 보도됐다.

미국측의 반향이 거세지자 일본 외무성은 『총리 발언의 진의는 우리나라의 버블경제에 대한 반성에서,땀흘려 물건을 만들고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명서를 발표했다. 총리 자신도 『땀을 흘리지않고 얻은 물건은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경제철학을 강조한 것이지 미국 노동자의 자실을 평가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전체문맥으로 보면 분명히 일본의 버블경제도 그런 요소에 기인하며,그것은 국민전체의 교육때문이라는 반성의 의미가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일하는 윤리관이 부족하지 않은가 늘 생각해 왔다』는 분명한 코멘트가 비디오테이프에 고스란히 녹화돼 있으니 정면으로 부정할 수도 없는 처지이어서 가슴만 치고 있다.

더구나 미국언론은 최근의 사쿠라우치 중의원 의장 발언에다 나카소네(중증근강홍) 전 총리의 인종차별적 발언 같은 옛일까지 들먹이며 『일본 지도층이 의도적으로 미국을 공격한다』고 보도하고 있어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사쿠라우치 의장은 지난 1월19일 『미국 노동자의 30%는 문맹』이라고 말해 큰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동경=문창재특파원>

「저팬 배싱」(일본 두들기기)과 「바이 아메리칸」의 목소리가 미국 조야 곳곳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노동자들은 근로윤리가 결여돼 있다』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일본총리의 지난 3일 발언파문으로 미·일 양국간에 또다시 긴장의 회오리가 일고 있다.

미야자와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행한 답변을 통해 자신은 미국인에게 근로윤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오랫동안 느껴왔다고 말하고 『미국의 대졸인력이 월가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상품개발을 떠맡을 기술인력의 숫자가 감소해 왔다』고 지적했다.

미야자와 총리의 발언에 대해 미의회와 행정부는 물론 기업가와 노조 지도자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백악관측은 미야자와의 발언직후 『미국의 노동력은 세계최고의 수준이며 노동자들의 근로윤리는 가히 전설적』이라고 반박했다.

린 마틴 노동부 장관도 특별성명을 통해 『미국의 노동자는 세계를 이끄는 힘과 저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미국근로자를 두둔하고 나섰다.

전미 철강노조의 린 윌리엄스 위원장은 특히 『그(미야자와)의 발언은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며… 대미 무역마찰의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고 맹공했다.

일제차 수입규제의 선봉에 나서고 있는 오웬 비버 전미 자동차 노조위원장도 『슬픈 사실은 미국인을 경멸하는 일본인의 시각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보편화 돼 있다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일본 외무성은 미국측이 이같이 초강경 감정대응으로 일관하자 추후 발표한 해명설명을 통해 미야자와 총리가 강조한 것은 「경제철학을 비탕한 재화생산의 중요성과 땀의 가치」라며 그의 발언으로 파생된 오해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이같은 성명에 대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일단 「명확한 해명」으로 받아들이고 이번 발언파문이 더이상 비화되는데 쐐기를 박았다.

미국 굴지의 법률사무소인 베어커 앤드 매켄지사의 로버트 콕스 회장도 『이제 양측이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열병과도 같은 무역전쟁의 광풍을 진무하기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두껍게 자리잡은 미국내 대일감정의 앙금은 쉽게 풀어지지 않을 조짐이다. 이는 미국의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시점에서 미국인에게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적은 바로 일본이라는 의식이 더욱 넓게 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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