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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에 차이나타운 붐/상술탁월 곳곳에 화교상가 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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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에 차이나타운 붐/상술탁월 곳곳에 화교상가 즐비

입력
1992.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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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특유 집단의식 정착 재빨라/외화자금 풍부 현지 은행들 환영뛰어난 상술와 현실 적응력으로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는 중국화교들이 최근 동유럽의 개혁·개방무드를 타고 헝가리 등 동유럽 각국에 몰려들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와 밀접한 외교관계를 갖고 있는 관계로 무비자입국이 가능한 헝가리는 중국인의 입국행렬이 줄을 잇고 있어 동유럽 최초의 차이나타운이 들어설 공산이 크다.

91년 4월 이후 동유럽 각국에 몰려들고 있는 중국인들은 기술자 교사 상인 요리사 등 다양한 직종의 소유자로 중국본토의 북경 상해 및 복건성출신이 대부분. 이들 가운데는 기존의 해외거주 화교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대부분 여유자금을 투자하거나 돈벌이를 위해 동유럽에 진출하는 중국인들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화교상술」과 집단의식을 밑천으로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에 여념이 없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는 벌써부터 시내 곳곳에 중국어 간판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있으며 현지 은행직원들은 풍부한 외화자금을 갖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외환구좌 개설방법을 경쟁적으로 설명해 주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중국 정보센터가 들어 있는 부다페스트의 코바냐지역은 원래 헝가리 노동자들의 집단거주지였으나 중국인의 진출러시로 차이나타운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조커」라고 불리는 중국 정보센터에는 중국극장과 중국음식점이 곧 들어설 예정이고 중국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대규모 상가도 이 정보센터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사실 중국인은 유태인 인도인 등과 함께 상업적 재능이 뛰어나 일찍이 해외에 진출,세계 1백여개국에 2천6백만명 이상의 화교가 특유의 「화교상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인 다섯가구만 모이면 계를 만든다』는 말처럼 집단의식이 유달리 강한 민족으로 유명하다.

지난 6월 가족을 북경에 남겨놓은 채 단신으로 부다페스트에 온 중국인 약제사 샤오씨는 『부다페스트에서의 장사가 본궤도에 오르면 가족들도 데려올 계획』이라며 『지금은 헝가리인들이 좋아하는 물건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상해대학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다 동유럽 이민길에 동참한 동지에씨는 91년초 헝가리에 입국한지 불과 몇달만에 수입중개상으로 발벗고 나섰다.

중국 고향에서 겪은 가난이 이제는 외국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하는 동지에씨는 『돈을 모아 헝가리에 한의원을 세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헝가리에 오는 중국 화교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내고 있는 부다페스트의 중국 정보센터를 운영중인 헝가리인 수자 오도르 여사는 『중국인들은 능력과 융통성에서 뛰어난데다 민첩하기까지하다』고 말하고 『헝가리인이 2천벌의 청바지를 바로 다음날까지 갖다 달라고 주문하면 중국인들은 정확히 시간을 지켜 물건을 댈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화교상술」을 칭찬했다.

동유럽을 발판으로 한 중국화교의 행렬이 모스크바 한복판에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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