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위주 70만명 직장 떠날듯/“당신 직업은 안전합니까” 인사 새 유행【뉴욕=김수종특파원】 1992년은 「감원과 해고」의 한해로 기록될듯 싶다.
올해들어 1월말 현재 벌써 3만8천4백13명의 미국인이 직장을 잃었다. 이같은 수치는 휴일을 제외한 근무일중 하루평균 2천7백43명씩이 일자리에서 밀려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와 같은 감원추세가 올 한해동안 계속될 경우 이번 연말까지의 해직근로자수 누계는 기록적인 70만명선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취업전문지 워크플레이스 트렌드의 댄 레이시 편집장은 전망한다.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경기침체는 최근 몇년간 실업자를 연속적으로 양산해냈다.
1989년의 경우 한해동안 직장을 잃은 사람의 수는 모두 31만6천47명,90년에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 55만6천92명이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일터를 등져야 했다.
고용문제 전문가인 레이시 편집장은 각 기업체들의 감원과 해고가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점치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2천년대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실업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위에서 제시된 해고자들의 수치가 상장기업의 감원자수만을 계산한 것이란 점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미 경제전문가들은 너나없이 1992년은 「해고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점에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대부분의 감원이 기업역사가 비교적 긴 대규모업체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방위산업관련 제조업체들과 은행 등 금융관련 회사들이야 말로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1992년 「해직자 양산업체」의 가장 강력한 후보들.
몇년간 계속되고 있는 감원현상의 또다른 특색은 감원대상이 예전처럼 노동직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무직 종사자들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학자인 오드리 프리드만은 경기회복이 올해말부터 서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렇다고해서 지난 1983∼84년대처럼 많은 일자리가 새로이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헤이그룹에서 임금과 수당에 관한 자문역을 맡고있는 데이비드 호프리히터는 『거의 모든 기업체들이 불황을 계기로 근본적인 기업전략과 적정 종업원수에 관해 재고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면서 경영진들은 이제 보다 적은 숫자로 더욱 효율적인 기업경영을 할 수는 없는가를 그 어느때보다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축소지향의 기업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공공정책연구기관인 전국기획협회의 중견 경제학자 리처드 베로우스는 30년대의 대공황이래 사무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감원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최근 몇년동안이 최초였다고 지적한다.
『대기업에 입사해 그곳에서 직장생활을 마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제 어리석은 바람일 뿐』이라는 베로우스의 얘기는 미국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감원바람의 스산한 냉기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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