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과 민주당이 1일 발표한 14대 총선 공천결과를 보면 여야가 모두 기성 정치권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3대 국회가 남겨준 실망때문에 14대 국회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큰게 사실이고 그러한 국민의 기대가 이번 공천에서 반영되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야할 것없이 밀실심사로 국민을 실망시키더니 끝내 공천내용도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게 역시 잘못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무엇보다도 여야가 모두 개혁과 쇄신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 폭이 역대선거에 비해 너무 낮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성정당의 자기개혁 의지가 미흡함을 말해준다. 전국 2백37개 선거구 전부에 대해 공천을 완료한 민자당의 경우 겨우 24명의 현역을 교체했는데 이들 탈락자중 일부가 전국구로 구제된다니 교체율은 더 낮아질 모양이다.
이날 1차로 1백78명의 공천자를 발표한 민주당의 경우는 현역의원 탈락이 9명이나 나머지 2차 공천작업에서 얼마나 교체폭이 늘어날지 주목거리이다.
물갈이폭이 이처럼 좁아졌으니 참신성이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양대정당의 손으로 하지못한 인적 개혁을 앞으로 유권자들이 투표과정에서 할수밖에 없을것같다. 양당에서 참신한 인물을 찾지못할 경우에는 다른 당이나 무소속으로 나온 사람중에서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공천결과가 이렇게 나온 이유는 계파간 나눠먹기로 인선이 이뤄지고 모험을 피해 당선가능성 위주로 후보를 골랐기 때문이다. 나눠먹기로 하다가 보니 객관성이 결여된 인선이 여러곳에서 눈에 띄고 특히 충남지역 민자당의 일부공천은 납득이 안간다는 중평이다. 그런식의 공천은 결국 당선가능성 마저 위태롭게 할것이다.
국가발전과 정치개혁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망각하고 자기계파와 자신의 이익을 앞세운 이런식의 인선은 민주당 공천에서도 눈에 띈다. 민주당은 심지어 감옥까지 갔다온 현역의원을 버젓이 재공천함으로써 스스로 도덕성에 먹칠을 했다. 물론 민주당은 비리에 걸려 오랏줄을 받았던 의원들과 저질의원들을 상당수 도려내는 자가 수술을 안한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결정이 보류된 일부 의원에 대한 마지막 결정이 주목된다. 민주당이 도덕성을 얼마나 살리려고 노력했느냐는 마지막 평가는 나머지 공천이 끝난뒤에 내려야 할것같다.
민자당은 도덕성이란 측면에서는 이번 공천이 형식논리로서는 일단 평가를 받을만하다. 각종 불법사건이나 비리에 관련되어 사법조치를 받았던 의원 등은 일단 모두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시대를 맞이할 정치후보로서의 도덕성을 기준으로 한다면 케케묵고 진부한 사람들이 너무많다.
여야는 앞으로 전국구의원 후보자 공천을 남겨두고 있다. 지역구인선에서 잘못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역구 공천탈락자를 명분없이 구제하는 도구나,지명도 높은 거물만을 수용하는 원로원을 만들어서도 안될것이다.
민자당은 대통령이 연초 회견에서 약속한 참신성,도덕성을 전국구인선때 많이 반영하기 바란다. 민주당도 돈많은 사람에게 너무 기울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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