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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 공천결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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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 공천결과 분석

입력
1992.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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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기득권집착 참신 부각 실패/야 인물난 허덕 야통 입지축소/고령화… 관·경제계 출신 증가/민자/여야모두 계파에 묶여 파쟁성 노출… 후유증 클듯/정당인 79%… 개혁제시 못해/민주▷민자◁

1일 확정발표한 민자당의 공천내용은 전국 2백37개 지역중 58곳을 새 인물로 바꿔 24.5%의 교체율을 나타냈다. 13대 구 민정당의 전체교체율 55.8%의 절반수준인 이 수치와 함께 실질적인 물갈이폭의 지표인 현역 지구당의원의 낙천율은 이번 공천의 성격이 「현실안주」였음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즉 미창당지구당인 김해(이학봉)와 진해·창원(박재규) 및 아예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던 서울 강남을(이태섭)과 강원 강릉(최각규)을 제외하면 사실상 현역의원중 20명만이 교체돼 탈락률은 13.2%로 13대(32.6%)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민자당은 당초 의욕에 훨씬 못미치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참신 유능한 신진인사의 경우 득표력에 문제가 있었고 경륜을 갖추 중진급 인사의 경우 정치권 영입을 극구 고사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나 대부분의 정가관측통들은 ▲세 계파가 병립돼 있는 당내 기득권의 구조 ▲대권후보 경선을 둘러싼 잠복된 갈등 등이 갖는 내부한계를 더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 13대 여소야대의 경험과 국민당 등 거센 신당바람의 잠재적 위협앞에 민자당의 운신폭이 넓지 못했던 것도 당지도부가 스스로의 공언을 뒤엎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이와함께 공천자의 내용을 훑어봐도 비숫한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우선 14대 공천자의 평균연령은 13대에 비해 3세가 많은 55세이나 그 분포는 50대가 66%,40대가 18%,30대가 16%순. 11∼13대의 평균인 40대 50%,50대 40%,60대 8%에 비해 볼때 50∼60대의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사회전반의 고령화 추세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으나 신진인사의 기용폭이 그만큼 적었음을 보여준다.

현역의원이 대거 재공천된것 외에 또 하나의 특징은 관료출신의 진출비율이 크게 늘어난점과 경제인의 진출폭이 여전히 높음을 들 수 있다.

관료로는 김만제 전 부총리와 이연택 전 총무처장관 강현욱 전 기획원차관 김영일 전 청와대사정수석 임재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서수종 전 안기부비서실장 등을 꼽을 수 있으며 경제인으로서는 김채겸 쌍용부회장 김동권 쌍마섬유대표 임광수 임광토건대표 강신조 동양투자신탁대표 등이 새롭게 등장한 인물.

이밖에 민자당은 6·3세대 주역의 한사람인 김도현 전 영남일보 논설고문과 서정의 전 현대건설 노조위원장의 영입을 나름대로의 성과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민자당은 14대총선 태풍의 중심이 될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당을 대표하고 구심점이 될 중량급 인사를 전진배치하는것에 실패함으로써 이번 공천전체의 성격을 평균점 이하로 평가받게 하고 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다만 김영삼대표가 범여권의 결속을 위해 마음에 두었던 박희도 전 육참총장과 권익현 전 민정당대표의 「포섭」이 여권내의 미묘한 기류때문에 성사되지 못한 점과 3선급의 국회상임위원장 4명이 동시 탈락하는 이변만이 이번 공천이 작은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이유식기자>

▷민주◁

1일 발표된 민주당의 1차공천은 야당이 겪고 있는 인물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그리고 이같은 평가는 통합야당으로 총선에 나서려는 민주당의 입지를 매우 우려스럽게 하고있다.

무엇보다도 이날 발표된 1백78명의 공천자중 현역의원과 전 의원 등 정당인이 1백42명으로 79%를 상회하고 있어 통합야당의 참신한 면모,특히 개혁적 이미지를 국민에게 제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역의원 교체문제를 둘러싼 진통 역시 같은 범주에서 풀이된다는 견해이며,외부인사 영입도 시행착오만을 노정한채 실패작이란 판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공천직전 군장성출신 인사 6명을 영입했지만 이중 1명은 피선거권에 문제가 발견됐다. 이들 군출신 인사들로 영입의 의의를 채우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당내부로부터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영입의 실패는 대다수 공천자를 기존 야권내부에서 충원해야 할 수 밖에 없도록 한 원인이 됐던 셈이다.

그나마 법조인 17명 언론인 4명 학계 3명 등의 공천자를 낸것은 직능별 구색을 갖춰주고 있으며 이들은 전체 가운데 12.4%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결국 통합으로 반감된 정치수요를 민주당이 끝내 자체조절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기존 보수정당간의 통합이 애당초 발전적 모습을 갖추기에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자체충원한 공천내용을 보면 민연 15 신민연 3 평민연 13명 등 과거 재야출신 인사들이 31명으로 18%. 이 분포는 기존정치권의 영역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계파별로는 신민 82 민주 67명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에는 인위적인 지분배분에 양계파가 열중한 배경이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전권을 위임받은 김대중·이기택 두 대표가 심야 마라톤 협의를 갖고도 26개 경합지역에 대한 조정을 해내지 못한채 발표규모를 축소할 수 밖에 없었던 이날의 진통이 민주당의 이같은 파쟁성을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 핵심지도부 일부 측근에 대한 공천이 대안 모색의 시도도 없이 무원칙하게 이루어짐으로써 「형평의 문제」를 부를 소지를 자초한 결과를 낳기도해 민주당의 공천후유증은 보다 장기적으로 당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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