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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구입 열올리는 사우마웅 군사정권(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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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구입 열올리는 사우마웅 군사정권(세계의 창)

입력
1992.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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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비증강에 주변국 불안/전투기·탱크등 10억달러 이상/「힘의 공백」 동남아안보 큰위협/파산상태 경제는 뒷전… 국민들 영양부족·질병 시달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아웅산 수지여사의 노벨평화상을 계기로 세계로 부터 민중탄압정권이란 비난압력을 받고 있는 미얀마(옛버마) 군사정부가 최근 경제사정이 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군비를 대폭증강하고 있어 동남아시아 지역안보에 불안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적인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민주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한편으로 중국 폴란드 유고슬라비아 등으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각종 군사장비와 무기를 마구사들이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동서냉전 종식으로 힘의 공백상태가 우려되는 동남아시아의 주변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총리와 국방장관을 겸임하면서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 있는 사우 마웅장군은 미얀마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8월 북경을 방문,중국과 비밀리에 최소한 10억달러 이상어치의 무기를 구매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구매내역은 6천만달러어치의 F­7전투기 12대,하이난급쾌속순시정 6척(5천만달러),T­63형 탱크 60대(3천5백만달러) 이외에 각종대공포 야포 소화기 등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때 구매한 무기들이 최근 속속 미얀마로 인도되자 이를 확인한 주변국이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말 중국으로부터 막 사들인 순시선이 벵골만의 안다만해도 모습을 나타내자 주변국인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크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이밖에도 폴란드로부터 25대의 군사용 헬기와 국경지대 순찰차량을,유고슬라비아로부터는 연습용 제트기와 순시정 등 많은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 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여사가 이끄는 야당인 민주연합에 대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정부로의 정권이양을 거부하고 있는 군사정부는 갈수록 세력화되고 있는 밀림지대의 카렌분리주의운동과 학생을 중심으로한 게릴라들을 소탕,정권을 유지하기위해 파산상태에 있는 경제를 도외시한채 무기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도 랑군은 현재 각종 생필품을 거의 구경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생활이 피폐해있다. 발전소 설비의 부품마저 모자라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았는 「암흑상태」에 있으며 외환 역시 바닥나 있다. 또 국민들은 생활수준 저하와 영양공급 부족으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의약품이나 장비는 태부족이다.

그럼에도 사우 마웅정권은 정권의 지렛대인 비밀경찰 및 군대유지와 군사장비 현대화에 「특별예산」을 확보,돈을 쏟아넣고 있다. 이 돈을 고산지대에서 밀경작된 아편거래,풍부한 목재벌채,새우 등 농수산물의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외화이다.

고위관리와 군간부들은 암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있고 군인에게는 담배 배급량을 늘려주는 등 각종 혜택을 베풀고 있다. 시민들은 가난에 찌들어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데 군인들은 길가 카페에 앉아 커피나 맥주를 마시거나 극장을 찾는 등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아웅산 수지여사는 3년째 가택에 연금돼 일체의 상황이 알려지지 않고 있고 지난해 12월 초 발생한 학생들의 반정부시위로 탄압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88년 민중봉기가 유혈진압된후 대부분의 대학은 문을 닫았으며 개교한 학교도 군인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서있는 등 항상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민들은 군사독재정권에 완벽하게 등을 돌린 채 입을 다물고 어떤 정치적 변화가 오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많은 국민은 군사정권의 막후에서 아직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83세의 원로독재자 네윈이 중병에 걸려 있다는 소식이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미얀마의 내정불안과 군비증강은 주변의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국가에서도 적지않은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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