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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의 혁명/「일품벼」등 3품종 올부터 보급(화제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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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의 혁명/「일품벼」등 3품종 올부터 보급(화제추적)

입력
1992.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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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좋은 신품종 나왔다/밥의 색깔·윤기·향취등 뛰어나/고급 대명사 「아키바레」 사양길아키바레가 사라진다. 일본에서 도입돼 그동안 고급쌀의 대명사로 꼽혀왔던 아키바레가 최근들어 신품종 국산벼가 속속 개발되면서 우리나라 논에서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지난 71년 국내에 첫 보급된 아키바레는 수확량이 많은데다 밥맛이 좋아 농민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었으나 지난 89년부터 고품질 고수확의 국산 신품종벼가 본격재배되기 시작하자 식부면적이 크게 줄어들어 더이상 고급쌀의 지위를 누르지 못하게 되었다.

아키바레는 71년부터 88년까지 매년 전체 벼식부면적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넓은 면적에 심어져왔으나 89년이 되자 20.8%를 차지한 국산 동진벼에 1위 자리를 내놓게 됐으며 지난해에는 동진벼가 27%,아키바레가 17.8%로 완전히 역전됐다. 더욱이 올해부터 오는 94년까지는 아키바레는 물론 동진벼보다도 수확량과 밥맛이 좋은 진미벼·일품벼·서안벼 등 3개 신품종이 본격 보급될 예정이어서 수년내 아키바레라는 이름조차 사라질 운명이다.

실제로 농림수산부는 아키바레보다 더 우수한 신품종이 속속 개발되자 올해의 벼장려 품종에서 아키바레를 제외키로 했다. 아키바레는 보급 첫해인 71년부터 지난해까지 장려품종으로 지정돼 농가에서 재배되어왔다.

국내서 개발된 신품종벼의 우수성은 농림수산부와 농업진흥청이 여러차례 실시한 각종 실험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특히 이미 장려품종으로 지정돼 농가에 보급될 진미벼·일품벼·서안벼 등 3개 품종은 쌀알이 맑고 깨끗하며 도정률이 75∼77%로 매우 높을 뿐 아니라 도정후의 완전입률(부서지지 않은 쌀의 비율)이 93%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아키바레보다 시장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쌀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밥맛을 따지기 위한 관능검사에서도 이들 품종은 밥의 색깔·윤기·찰기·향취가 아키바레는 물론 쌀시장에 가장 먼저 들어올 미국의 칼로스나 일본의 최고급 품종으로 알려진 고시히카리보다도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확량 역시 품종엠 차이는 있으나 10a(3백평) 단보당 4백86∼5백34㎏으로 아키바레에 비해 9∼20% 많다.

이밖에 70∼80㎝ 정도로 짧고 줄기가 단단해 잘 쓰러지지 않으며 도열병과 냉해 등 기상재해에도 강해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하다.

농정관계자들은 이처럼 우수한 품종의 국산벼가 보급,재배되는 올해를 우리나라 벼품종이 일본이나 미국의 품종을 누르는 역사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품종의 특성과 밥맛을 앞질러 소개해본다.

▷진미벼◁

80년에 밥맛이 좋은 이나바와세와 키가 작고 직립초형이며 내병성이 강한 SR4­84­5­4­6을 교배하여 육성한 품종으로서 키가 비교적 작아 쉽게 쓰러지지 않고 수확량이 단보당 4백86㎏으로 일찍 수확할 수 있는 준조생 품종이다.

도열병에 비교적 강하며 냉해와 생리장해에 강하다. 쌀은 맑고 깨끗하며 윤기와 찰기가 좋아 밥맛이 좋다. 중북부 평야지와 중북부 동해안이 지배적지이다.

▷일품벼◁

81년에 키가 작고 줄무늬 잎마름병과 쓰러짐 견딜성이 강하면서 소출이 많은 수원 295­SV3와 밥맛이 좋으면서 소출이 많은 이나바와세가 교배된 품종이다. 키가 약간 작으면서 줄기가 굵고 단단하여 잘 쓰러지지 않으며 단보당 수확량이 5백34㎏이나 되는 품종이다.

도열병이나 흰잎마름병에는 저항이 강하며 냉해에는 강한 편이다. 쌀은 맑고 깨끗하며 윤기와 찰기가 있고 맛이 매우 좋다.

또한 도정후에도 쌀눈이 온전하게 붙어있어 단백질·무기질·지방 및 비타민 함량이 높아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중부 평야지 및 남부 내륙 중간지에 재배하는 것이 좋다.

▷서안벼◁

80년에 키가 작은 수원 224호에 밥맛이 좋은 이나바와세를 교배하고 다시 쓰러짐에 강하면서 키가 작은 우수벼를 교잡시켜 육성한 품종이다. 쌀이 맑고 깨끗하면서 밥맛이 좋고 간척지에서도 잘 자란다. 수확량은 단보당 5백31㎏.

◎우수신품종 개발/10여년 연구 결실/병충해 강하고 수확도 높아

고품질의 국산 신품종 벼를 개발해낸 것은 우리나라 농업과학기술의 개가이다.

신품종 벼의 개발은 지난 80년에 착수되었다.

당내 냉해가 들어 주력품종이었던 통일벼가 큰 타격을 받고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자 농림수산부와 농업진흥청은 냉해와 병에 강할 뿐 아니라 생산량이 많으며 품질도 우수한 벼품종의 개발에 나섰다.

몇종류의 우수계통을 교잡,품종에 따라 10∼11년간 매년 쌀의 외관 및 물리학적 특성과 밥맛,병충해에 대한 저항력 등 1백20여 종류의 특성을 거듭 분석한 후 전국 각지 50여 시험농장에서 3년간 직접 농사를 지은 결과 이들 품종의 우수성이 입증돼 농가 보급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우수 품종의 개발로 우리나라 쌀이 칼로스 등 외국쌀에 대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

품종이 아무리 좋아도 건조와 도정 등 가공기술이 떨어지면 밥맛이 나빠질 뿐 아니라 유통과정이 길어지면 수분함량이 떨어져 품종의 우수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 칼로스가 우리나라에서 제맛이 안난다는 것도 사실은 미국에서 도정된 후 우리나라에서 포대가 풀어지기까지 유통과정에서 그만큼 수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유통과정에서 우수품종과 나쁜 쌀이 섞이는 것도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미국 종합처리장의 건설확대로 건조 등 가공기술을 보급하고 유통과정의 선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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