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선거 핵심은 관권의 중립”/철저한 감시로 악순환 끊어야/정부·사법부 확고한 의지 중요/사회단체 폭넓게 참여… 시민운동 좋은 선례공명선거실천 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가 내일(25일) 하오3시부터 서울 탑골공원과 수운회관에서 출범대회를 갖고 정식 발족한다. 56개 사회·종교·여성·노동·농민 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는 공선협은 공명선거를 위한 첫 시민운동 연합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데,3명의 상임공동대표중 한사람인 이한빈박사(전 부총리)를 만나본다.
▼공선협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입니까.
『정부와 사법부,정당과 입후보자,그리고 유권자들에게 국가의 장래가 공명선거 실현여부에 달렸음을 강조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면서 고발창구운영,관권개입 감시활동 등을 펴나갈 것입니디. 올해 치를 양대선거를 통해 탄생된 국회와 정부는 국민과 합심하여 경제난국과 통일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나가야 하는데,공명선거를 하지않으면 정통성이 흔들려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입니다. 국내외로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생각할때 우리는 반드시 공명선거를 통해 정치불신을 씻고 민심이 하나가 되어 난관을 극복해가야 합니다』
▼선거풍토를 바로잡기 위해 가장 크게 각성해야할 집단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부와 여당,특히 대통령의 공명선거 실현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선거풍토를 흐리는 주범은 금권과 유권자의 타락이라고 생각하는데,나는 금권보다 더 심각한 것이 관권 개입이라고 믿습니다. 나는 51년부터 60년대초까지 직업 공무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명선거의 핵심은 관권의 중립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습니다. 선거때마자 장·차관,국·과장들이 나라예산을 가지고 연고지에 출장을 가서 지방유지들을 모아놓고 간담회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지방공무원과 경찰 역시 선거만 있다하면 여당편을 들지 않았습니까.
당연하게 지나쳐온 이런 관행을 공선협을 철저히 감시하고 전국의 유권자들로부터 고발을 받을 것입니다. 언론도 이런 일들을 대서특필해야 공무원들이 국민 세금으로 여당 선거운동을 해주는 악습이 사라질 것입니다.
금권만해도 야당보다는 여당에 더 큰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돈을 뿌려서 국민을 타락시킨 장본인이 누구입니까.
노 대통령은 공명선거 실현을 남은 임기의 최대목표로 삼고,우리역사에 깨끗한 선거를 정착시켰다는 치적을 남겨야 합니다. 대통령이 확고한 의지로 금권·관권개입을 뿌리뽑으려 한다면 선거풍토가 당장 바로잡힐 것입니다. 후보든 공무원이든 일벌백계로 처벌해야 합니다. 떠나는 대통령으로서 여당이 크게 이겨야 한다는 욕심에 연연하지 말고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사법부도 선거기강을 세우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해 기초 및 광역의회 선거에서 명백한 증거가 드러난 선거사범들에게는 14대 총선 이전에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여 엄정한 판결로 경종을 울려야 합니다. 최소한 5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여 선거법을 어기면 의원직까지 상실된다는 기강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공명선거를 마무리하는 것은 역시 유권자들입니다. 공선협은 유권자들이 선거관련 금품향응을 거부하고,선거부정을 고발하고,반드시 투표권을 행사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받기는 하되 찍지는 말자」는 타락된 의식을 버려야 합니다. 국민이 각성하여 통치자에게 도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선협 활동에 필요한 돈은 어떻게 마련할 계획입니까.
『56개 참가단체 회원들의 자원봉사가 주력이 될 것이나 올 한해 활동비로 9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돈은 시민모금으로 마련하겠습니다. 거리모금은 물론 모금음악회,파티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은행 온라인(국민은행 008·01·0495·768 서울신탁은행 14701·2265903 예금주 공선협)도 열어놓고 있습니다. 우리들 당대뿐 아니라 후손을 위해 밝은 정치 밝은 사회를 물려주고자 하는 이 운동에 각계각층이 성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업인들의 기부금도 환영합니다. 기업인들 중에는 특히 깨끗한 새 정치를 갈망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되는데,공명선거야말로 깨끗한 새 정치의 지름길이 아니겠습니까. 다른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민주주의의 확립없이 진정한 경제발전을 이룰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공명선거란 각 정당이 어떤 절차를 거쳐서 후보를 결정하느냐라는 문제와도 연관이 됩니다. 공선협은 각 정당의 민주화에까지 관심을 가질 생각입니까.
『지금 우리로서는 공명선거 감시와 캠페인에 전력을 기울여도 힘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물론 각 정당이 민주적 절차를 거쳐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공명선거의 첫 단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정당 내부문제에까지 개입한다면 고도의 정치성을 띤 문제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당의 민주화는 우리의 정치수준에 맡기고,우리는 선거감시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공선협을 선거 이후에도 상설기구화하여 새 정치를 위한 시민운동으로 발전시킬 계획은 없습니까.
『나는 이 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한사람일 뿐이므로 공선협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의견을 말한다면 공선협은 어디까지나 협의체이므로 모체인 각 단체들이 각기 살아있는 운동을 펴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협의체를 계속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협의체를 상설기구화하면 자칫 이 단체가 정치적 성격을 띨 우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선협에는 각 종교단체들이 고루 참여하고 있는데,이처럼 종교단체의 참여가 많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종교계야말로 바른 사회를 이룩해갈 책임이 가장 큰 분야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운동에는 천주교·개신교·불교·천도교·원불교·성균관 등이 모두 참가하고 있는데 각 종교의 신도들이 공명선거 실현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신도들의 참가로 더욱 강력한 운동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운동에는 종교단체뿐 아니라 경실련·YMCA·YWCA·흥사단·한국노총·전국농민단체협의회 등 시민·여성·노동·농민단체가 폭넓게 참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입단체가 더 늘어날 것이며,시민운동으로 정치권으로 정화하는 훌륭한 선례를 이룩할 것입니다』
▼직접 정치에 참여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전혀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또 지식인으로서 마땅히 바람직한 시민운동에는 계속 참여하겠지만 정치일선에는 나서지 않겠습니다. 나는 직업공무원으로서,또 행정학도이며 동시에 행정가로서 한평생 살아온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치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할 일입니다』재개디〃응운서는 한느로 처벌 <편집국 국차장>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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