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실신여인 구명… 뒤늦게 알려져택시운전사들이 시민들의 상전이 된지는 오래이다. 힘들게 차를 얻어타면 감지덕지할 지경이고 젊은 여성이라면 밤늦게 앞에와 서는 택시가 오히려 두려운 세상이 됐다.
22일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에서 「친절기사」로 선정된 택시운전사 김월석씨(37·고려운수 소속)의 선행은 이런 세태속에서 한결 돋보인다.
김씨는 90년 12월16이 새벽1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부근 택시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다 길가에 쓰러져 신음중인 30대 중반여인을 황급히 태워 가까운 병원으로 달렸다.
『너무 중환자라 받을수 없다』고 거부하는 병원 3곳을 거쳐 간신히 영등포구 영등포동 신화병원에 입원시킨 김씨는 『뇌출혈이라 조금만 늦었어도 목숨을 잃을뻔 했다』는 담당의사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뒤 환자의 남편에게 연락했다.
허겁지겁 병원에 와 『고맙다』를 연발하는 남편을 위로한뒤 차고지로 돌아간 것은 새벽 3시30분. 사납금조차 제대로 못채웠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때 일을 그저 「당연한 일」로 까맣게 잊고 있었던 김씨는 최근 당시 환자 남모씨(37·여)가 이 사실을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에 제보함으로써 상을 받게됐다.
김씨는 『그때 남씨가 길에서 택시를 잡기위해 10여분 이상을 뛰어다녔고 2∼3차례 빈차에 올라타기도 했으나 운전사들이 비틀거리는 것을 귀찮게 여겨 승차 거부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 부끄러웠다』고 말한다.
전남 진도를 떠나 올들어 30년째 살아온 서울이지만 김씨는 『아직도 서울은 낯선 곳』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약삭빠르고 이해타산에만 밝기 때문이다.
김씨는 막노동 등을 하다 핸들을 잡은지 8년이나 되는데 아직도 낯이 뜨거워 합승도 못하는 사람이다.
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동갑내기 아내,13살짜리 딸과 넉넉지 않게 살고있지만 돈 몇푼에 양심을 팔지 않겠다는 것이 김씨의 지론이다.<이성철기자>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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