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양 관련 부인… 대질키로/시험지 소각진위도 추궁/단순한 「성의 범행」 납득어려워/1장씩만 빼내 「사전협의」 심증서울신학대 대입시험지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3일 이 학교 경비원 정계택씨(44)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았으나 범행동기와 단독범행 주장 등의 진술내용에 의문점이 많아 범행당시의 정씨 행적과 공범유무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정씨가 범행 2시간후인 21일 새벽4시30분께 양심의 가책을 느껴 시험지를 교내 쓰레기 소각장에서 태워버렸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정씨가 철야조사를 받으며 수시로 말을 바꾸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없어 문제지가 다른곳으로 유출됐는지 여부를 추궁하는 한편 정씨가 범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물증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교무과 유리창을 깨는데 사용한 순찰용 막대기와 쓰레기장에서 문제지를 태우는데 사용한 성냥갑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으나 이같은 증거는 정씨의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물증이라고 볼수없어 공소유지가 어렵다고 판단,정씨 주변인물들을 상대로 방증 확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의문점◁
정씨는 경찰에서 자신이 집사로 있는 부천 S교회 신도 이성분씨의 딸 황모양(18·부천 B여고 3)을 서울신학대에 장학생으로 합격시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으나 당사자인 황양은 이에대해 『전혀 아는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며 황양의 담임교사인 박모씨(38)도 황양이 전기대입시에서 청주 C대에 합격해 서울신학대에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 정씨의 범행동기에 기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씨는 또 황양과 함께 청주로 내려가 C대에서 합격 취소확인서를 떼왔다고 진술했으나 황양은 『청주에 함께 내려간 일조차 없다』고 말하고 있어 정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많다.
설사 정씨의 진술을 그대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정씨가 황양 등 가족의 부탁도 받지 않고 「단순한 성의」에서 엄청난 파문을 몰고올 것이 분명한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않는다.
특히 유리창까지 깨고 들어가 어렵게 훔쳐낸 시험지를 황양에게 건네주지도 않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2시간만에 불태워버렸다는 진술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범행방법에서도 정씨가 이중잠금장치가 돼있는 교무과 문을 안에서 열고나와 깨진 유리창으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빗장장치를 잠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범행 당시의 심리적 상태나 현장상황,잠금장치 상태로 보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수사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현장정리를 하지않고 빠져나온 반면 문제지를 정확히 1장씩 골라 빼내간 사실은 정씨가 사전에 입시관련정보를 알고있었거나 누군가와 사전협의한 혐의가 짙어 단독범행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또 금품수수 등 현실적인 대가없이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는 부분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사◁
경찰은 인천지검 정충수 형사3부장의 수사지휘를 받아 증거확보작업에 주력하는 한편 이날 하오 현장검증을 실시키로 했다.
경찰은 또 정씨 진술의 신빙성을 밝히기 위해 황양과 어머니 이씨 등과의 대질신문도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이와함께 정씨의 공범이 있는지를 가리기 위해 시험문제지에 있는 지문을 채취 대조작업도 벌이기로 했다.
또 정씨가 범행후 자백때까지 진술을 3차례나 번복한 사실을 중시,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거짓말탐지기 신문도 하기로 했다.
경찰은 수원시내 모입시학원에 정씨의 친구가 수위로 근무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정씨가 외부인과 결탁해 시험지를 빼돌리고 범행을 은폐하려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이 사람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정씨 처벌◁
문제지 절취범 정계택씨(44)는 특수절도죄가 적용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심야에 자신이 경비를 담당한 학교건물의 유리창을 깨고 침입,보관중인 시험지 4장을 훔친 행위는 「야간에 문호 또는 장벽,기타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주거 등에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로 규정된 특수절도죄 적용이상의 다른 죄목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