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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서 법과 권력의 전쟁 “한창”/정치자금 「위르바사건」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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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서 법과 권력의 전쟁 “한창”/정치자금 「위르바사건」 파문 확산

입력
1992.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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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대선때 집권당에 비자금 제공이 발단/판사수사권 박탈하자 법원선 당사수색 반격『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법』

당위이면서도 흔들리기 쉬운 이 원칙이 지금 프랑스에서 시험받고 있다. 「위르바사건」이라는 정치스캔들을 파헤치고 있는 소장법관들이 정치권의 압력에 의연하게 맞서고 있어 그 귀추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르바」는 88년 대통령선거때 집권 사회당이 정치자금 조달을 위해 내세웠던 한 건축용역회사의 이름. 위르바사는 당시 정부의 비호를 받아 르망지역 재개발을 도맡았고,그 대가로 가짜 영수증을 이용해 조성한 비자금을 사회당에 상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르바사건이 노출된 결정적 계기는 르망지역 담당인 티에르 장 피에르(36) 예심판사의 노력때문이었다. 장 피에르 예심판사는 한 살인사건을 수사하던중 위르바사건의 단서를 잡고 이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는 음양으로 다가오는 외압에 굴하지 않고 지난해 4월에는 파리소재 집권 사회당의 연구소를 수색하기까지 했다.

프랑스는 인권보호 차원에서 사건의 초동수사를 사법부 소속의 예심판사에 맡기고 있다. 검찰은 예심판사의 초동수사 기록을 토대로 공소여부를 결정하는데,위르바사건의 내막은 예심판사의 초동수사 과정에서 베일을 벗고 있는 중이다.

이 사건이 공론화되자 프랑스 지성인들은 『법과 민주주의의 생명은 당신에 달려있다』 『법은 공정하고 독립돼야 한다』는 격려와 찬사를 장 피에르 예심판사에게 보냈다. 하지만 장 피에르 판사는 수사권 남용을 구실로 수사관할권을 박탈당하고 말았다. 이때 프랑스 법조계와 지식층에서는 『결국 법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라고 우려가 속출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는 기우였다.

후임인 루임베크 판사는 장 피에르보다 한술 더 떠 지난주 사회당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색은 프랑스정계에 일대 파문을 일으켰으며,미테랑 대통령의 신뢰에도 큰 흠집을 냈다.

더구나 사회당이 지방선거와 총선승리를 위해 제1서기에 로랑 파비위스를 새로 선출한 직후 수색이 단행됐기 때문에 당 고위층의 심적충격은 더욱 커 보였다. 루임베크 판사가 수색당시 압수한 문서에서 고위관련자들의 명단을 밝혀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미테랑 정권은 조만간 위르바사건의 전말을 해명해야할 궁색한 입장에 빠져있다.

장 피에르,루임베크 판사와 함께 브뤼기에르 판사도 법의 수호자로서 한몫을 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UTA항공 소속 DC10여객기 피격사건을 추적해왔으며 최근 가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연루혐의를 발표했다.

브뤼기에르 판사는 이어 폭파주범으로 4명의 리비아인을 지목,리비아측에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그의 철저한 수사가 썩 달갑지않다는 표정이다. 프랑스정부는 시리아 리비아와의 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려다 브뤼기에르 판사의 수사때문에 곤궁에 처해있다.

그러나 프랑스 소장 법조인들은 그 어떤 이해관계 보다 법을 지키는 일이 장기적인 국가이익에 부합된다고 믿고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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