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수도 워싱턴에서 동남쪽 약 15㎞떨어진 교통의 요충지에 자동차딜러(판매상)들이 밀집해있다. 이 지역은 중산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페어펙스 카운티의 변화한 상가지역의 하나다. GM사의 부익,올즈모빌 포드,크라이슬러,도요타(풍전) 혼다(본전) 닛산(일산) 등 미·일계 대승용차 회사의 딜러들이 연중 3백65일 디스카운트(할인) 리베이트(환불) 게런티(보증) 기간 등을 내걸고 몸싸움을 하는 열띤 판매전의 현장이다. 이 「고래」들의 싸움속에 한마리의 새우가 끼어있다. 바로 「현다이」(현재·HYUNDAI) 딜러다. 승용차 딜러경험이 20여년된다는 중년의 주인은 89년말 어느날 그를 찾은 한국인 기자에게 『그동안 포니 한모델을 너무 오랫동안 팔아와 최근에는 판매실적이 부진했으나 억셀,소나타 등 새모델 등장으로 인기가 회복될 것 같다. 전망이 밝다』고 했다. 그는 이어 『87년은 파업 등 노사분규로 승용차 가운데 불량품이 상당히 있었으나 이제는 그런문제는 없다』고 했다.현대자동차는 국내항구를 떠나면 한국의 「현다이」가 된다. 어느 나라고 자동차 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비중은 눈사람처럼 커지게돼 있다. 한국이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막중한 그러한 단계에 와있다. 자동차 산업은 기계공업의 꽃이다. 연관산업도 다원하고 다양하다. 일본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이끈데에는 자동차 산업의 기여가 필요불가결했다.
우리나라도 자동차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치 않을 수 없다. 자동차 산업은 현단계에서는 국제적인 경쟁력이 남아있다. 한국의 승용차는 미·일 자동차 회사들이 손을 떼고있는 저가 소형승용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데 이것도 이제는 인건비,원·부자재비 등 원가상승에 따라 저가의 이점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승용차까지 중국이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 또는 대만,홍콩,싱가포르 등의 닉스(신흥공업국)들에게 따라잡히면 우리경제의 중요한 일각이 붕괴되는 것이다. 일본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상실하면 해당 산업을 포기하곤 했던 미국이 자동차산업만은 결코 내놓지 않으려 한다. 경쟁력 싸움은 이미 일본의 승리로 판정났다. 그러나 미국은 그들의 기본 경제철학인 자유경쟁 원칙을 무시한 보호무역주의적인 입법을 통해서도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지키려 한다.
자동차 산업이 이처럼 중요하기 때문에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기대가 엄창나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의 이번 노사분규에 대해 국민적인 실망과 좌절도 크다. 또한 현대자동차 노조의 쟁의가 불법적이라는데서 특히 이번 쟁의가 노조집행부의 강성을 보이기 위한 「쟁의를 위한 쟁의」의 성격이 크다는데서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공감은 커녕 오히려 분노를 사고있다. 노조가 당초 요구한 성과급 1백50%는 단체협약에 없는 것이므로 이것을 이유로한 파업결의는 불법이다. 이 문제는 3월말 단체협약 재체결시 합법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성과급 보너스가 당장 급한것도 아니다.
현대자동차 근로자의 급료는 자동차 업종 가운데 제일 좋은 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 생산직 근로자의 근속연수별 급료(보너스 포함 총급여)는 회사측에 따르면 월평균 ▲초임 70만5천원 ▲2년 90만원 ▲3년(조장급) 99만2천원 ▲5년(반장급) 1백11만2천원 ▲7년(기사) 1백20만6천원 ▲11년(기술주임) 1백38만원 등으로 돼있다.
자동차 직종급료는 상대적으로 타직종보다 높다. 노조가 이제는 성숙돼야 한다. 게임의 룰(규칙)을 따라야 한다, 약자라해서 사회가 무조건 공감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6공출범이래 노사분규의 피해는 엄청나다. 87년이후 약 7천8백여건에 생산차질 1백20조원,수출차질 31억달러로 추계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분규 1개월의 피해만도 생산차질 약 5만5천대에 8천여억에 달한다. 이만하면 산업평화를 위해 충분한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았는가. 근로현장에서 쇠파이프가 사라져야 할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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