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에만 전체의 18%나 차지/검거된 가해자중 86%가 남성/인구 15만이상 도시 60% 발생최근들어 살인범죄가 원한·이욕 등 필연적 원인보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적개심을 표출하는 「마구잡이식」 살인이나 모방심리에 따른 살인 등 「우연」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대학원 사회학과 박순진씨(29)가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에 의하면 80년대초까지만 해도 살인사건은 내연 애인관계나 직계존·비속 친인척관계 친구 직장동료 동업자 등 친밀한 관계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85년부터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간의 「무관계살인」이 급증,89년에는 전체살인의 17.9%에 달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발생한 여의도광장 살인폭주사건에서 보이듯 사회에 대한 강한 불만,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좌절 등이 점차 증가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살인범죄에서 20대 남성이 가해자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89년의 경우 검거된 살인범중 남성이 86.2%였다.
특히 남녀 모두 16∼17세부터 살인율이 높아지기 시작해 89년에는 16∼30세의 살인율이 전체의 58.9%에 달했다.
이는 남성에게 때로 공격적·폭력적이 되도록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문화적 요인과 20대 초반이 학교교육을 마치고 직업을 갖기까지의 과도기로 가정·학교 등 사회조직의 도덕적 강제 및 물리적 제한이 갑자기 완화되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0세 미만 아동의 피해율(15.6%)이 높고 20·30대가 전체피해자의 48.5%를 차지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살인율(87년 현재 인구 10만명당 1.6건)은 미국(8.3명) 등 서구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90년 3·4분기까지 살인발생건수는 4백91건으로 8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등 최근들어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지역별 살인범죄 발생건수를 보면 인구 15만명 이상 도시에서 전체의 60% 정도가,중소도시에서 11%가 발생했으며 특히 서울 부산 대구 등 6대 도시발생건수는 40%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들어 서울 위주의 도시성장현상이 약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도시화속도가 빨라진 대구 인천 광주 등에서의 살인율이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목포 청주 제주 이리의 살인율이 상당기간 일관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 살인율이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데 비해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2∼44명으로 세계 3∼6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박씨는 이에대해 전통적으로 「가문의 명예」 「체면 염치」를 우선하는 문화적 가치가 외부를 향한 공격성의 발산을 억제하는 의식구조로 정착돼 통제기능을 해온 때문으로 풀이했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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