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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시위중 70대 숨져/유족회원 의사당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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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시위중 70대 숨져/유족회원 의사당앞서

입력
1992.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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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발길질에 실신”/“쇼크인한 심장마비 추정”/검찰안/경찰,현장진압 경위 조사미야자와 일본총리가 연설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17일 하오2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맞은편 장기신용은행 건물앞에 시위하던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원 주기성씨(70·전남 목포시 산정동 1745의 7)가 전경들과 몸싸움 도중 실신,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기던중 숨졌다.

주씨는 동료회원 등 3백여명과 함께 시위를 하던중 쓰러졌는데 주씨 옆에 있던 회원 이영창씨(50·전남 해남군 마산면 외호리)는 『전경에 밀리는 여성회원들을 돕기위해 주씨와 함께 대열 앞으로 나갔을때 전경들이 마구 발길질을 해대 주씨가 맞고 쓰러졌다』고 말했다.

주씨를 검안한 여의도 성모병원 내과의 장창훈씨(30)는 『병원도착 당시 이미 숨진상태였으며 외상이 없어 일단 쇼크에 의한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밤 목포에서 상경한 둘째아들 두현씨(32·회사원)는 『아버지가 3년전 심근경색으로 병원에서 약복용을 한적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맹장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씨의 사인규명에 나선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시위대를 막던 서울경찰청 제3기동대 21중대 소속 전경들과 사복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시위진압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하오늦게 서울지법 남부지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18일 상오 10시 서울대 이정빈박사 집도로 주씨 시체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한편 주씨의 아들중 유족들은 경찰에 부검에 응할지 결정을 못한 상태이며 태평양 전쟁 희생자 유족회측은 부검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족회 회장 김종대씨(56)는 『검안의가 주씨의 사망원인을 심장마비로 했다 하더라도 이는 주씨가 전경의 발길질에 쓰러지면서 심장마비를 일으킨것이므로 사망의 직접원인은 경찰의 폭행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대협 소속 중앙대생 50여명도 하오6시께 영안실로 몰려와 유족회 회원과 합류했으며 경찰은 영안실 주변과 병원주위에 병력을 배치,유족회 회원을 제외한 대학생 등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전남 영광군 군남면 설매리에서 2남1녀중 2남으로 태어난 주씨는 양친을 일찍 여의고 형마저 잃은뒤 60년대말 목포로 옮겨 목포시 시청미화원으로 일하다 82년 퇴직후 노동 등으로 어렵게 살아왔으며 경찰관인 장남(35) 등 4남1녀를 두고 있다. 주씨는 90년 12월 유족회에 가입,활동해왔다. 주씨는 이날 아침 전남지부 회원 18명과 함께 상경,시위에 참여했다.

◎“징용간 형소식 몰라 평생 한”/숨진 주기성씨 주변

【목포=김종구기자】 주기성씨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17일 하오 목포시 산정2동 1745의 7 자택에는 부인 이순애씨(62)만이 망영자실한채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다.

부인 이씨는 『남편이 지난 42년 형 석채씨(당시 26세)가 일제에 징용돼 남태평양 전선으로 끌려가 소식이 끊어진뒤 유해조차 송환받지 못한 것을 평생의 한으로 여겨왔다』며 『16일 하오2시 기차로 광주로 올라간뒤 「꼭 일본의 배상을 받아내고야 말겠다」며 다시 서울로 갔는데 사망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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