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부담 국내기업들 뒤질우려우리나라와 일본이 대북한 합작진출에서 경합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남북한 관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서 경제협력 무드가 조성되자 일본기업들도 합작투자와 임가공무역을 적극 추진,북한과의 손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의 기업들은 아무런 규제를 받지않고 자유롭게 대북한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부담때문에 북한과의 경제교류 및 협력에서 일본에 뒤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17일 무공과 무협 및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동해상사는 최근 북한에 자본과 기술을 제공한뒤 북한에서 철강제품을 생산,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화상사는 지난해 4월 북한과 합작으로 지성흑연 합직회사를 설립하고 올부터 북한의 광산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조무역회와 동아시아 무역연구회는 지난해말 북한에 광물조사단을 파견하고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과 기간시설 정비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앞서 일본의 임해시멘트사는 북한의 대외경제위원회와 해주에 시멘트공장을 건설키로 합의하고 2백50억엔 가량을 투자,올부터 연산 1백50만톤 규모의 시멘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87년 27억엔을 투자,북한에 모란봉 합작회사를 설립한 사쿠라그룹은 90년 15만벌,91년 17만벌 등 지난 2년동안 총 32만벌의 신사복을 일본에 들여와 판매했다.
사쿠라그룹은 일본에서 3만5천∼5만엔에 판매되고 있는 모란봉회사의 신사복이 일본의 백화점 등지에서 큰 반응을 불러 일으키자 올부터 고급양복지와 기술을 제공한뒤 고가품까지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파코사는 북한의 평양악기 총회사와 합작으로 평양피아노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지난 89년부터 연간 5천대의 피아노를 생산중이다.
파코는 지난해부터 평양피아노사가 생산한 피아노를 일본에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는 이 피아노를 한국시장에 내다팔기로 하고 시장조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국내 기업들의 대북한 경제협력은 아직까지 간접교역단계에 머물러있고 코오롱상사와 럭키금성상사 등 일부 기업들만이 제3국을 통해 원부자재를 북한에 공급한뒤 북한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남한으로 들여오거나 제3국에 수출하는 임가공형태의 경협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상사는 연초 원부자재를 제공하고 북한동포들이 손으로 만든 액티브 브랜드의 가방 4천개를 국내에 반입했다.
코오롱상사는 이에앞서 지난해 4월 북한의 조선방직과 오는 95년까지 양말의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이를 이용해 생산하는 양말 전량을 수출키로 하는 주문자 생산계약을 체결,현재 북한산 양말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럭키금성상사는 최근 북한 국영무역회사의 제3국 지사를 통해 봉제완구용 원부자재 7천1백60달러어치를 북한에 보내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한 완구 완제품을 견본으로 반입했다. 럭키금성상사는 이 견본품의 품질을 수준급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원부자재를 북한에 공급한뒤 북한기업과 합작으로 완구를 생산,전량 제3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관련업계는 우리기업이 정부와 보조를 맞춰 남북경제협력을 조심스럽게 추진하는 사이 일본기업이 선수를 쳐서 대북한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정부가 보다 기민하게 대응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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