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의」 퇴조 윤리·복지 중시/잇단 금융비리·노동환경 열악 비판거세/혼다등 「강한회사」 효율·확대 포기/“협조와 경쟁” 모토 궤도수정 한창일본 대기업들의 경영이념이 「강한회사」에서 「좋은회사」로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의 성장신화를 주도했던 매출·이익·시장점유율을 중시하는 「성장지상주의」가 퇴조하고 사회공헌과 기업윤리,지구환경 보호 등을 내세우는 「복지지상주의」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경제신문이 최근 일본의 5백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1년의 경영비전」 조사에 따르면,「매출」 「성장」을 중시하는 기업이 대폭 감소한 반면,「여유와 풍요」 「지구환경보호」 「기업윤리」 「지역공헌」 등을 중시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전에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여유」와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기업이 반수이상이나 됐다.
이에대해 일본경제신문은 일본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인 인력난·버블(거품)경제의 붕괴·증권 금융스캔들 등으로 기업에 대한 사회의 비판이 강화되면서 일본기업을 지배해왔던 「성장신화」가 흔들려 이제부터는 기업인의 윤리를 존중하고 사회적인 공헌을 내세우지 않는한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의 대기업들도 커다란 전기를 맞고 있다. 주우은행·야촌증권·도요타자동차·송하전기·혼다·NTT 등 「강한회사」로 꼽혔던 초우량기업들이 빛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임천당·후지필름·기린맥주·자생당·샤프·카시오계산기 등 사회공헌을 내세우는 기업들이 「좋은회사」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종전에 「강한회사」로 불려왔던 기업들도 경영이념에 궤도수정을 가하고 있다. 송하전기는 창업자인 고 송하행지조의 경영사상에 새로운 해석을 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도요타도 종래의 효율우선·확대주의를 포기하고 올해에는 「협조와 경쟁」을 모토로 내세워 경영이념을 전환했다. 도시바 역시 인간존중과 사회공헌을 기업이념에 추가했다. 이처럼 경영방침에 궤도수정을 가하고 있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기업의 목표가 지나친 수익우선에 기운데다 기업조직이 거대화돼 개인생활과 사회환경보다도 기업행동이 우선되는 등으로 기업활동과 노동환경이 국제적인 룰과 걸맞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회사」란 무엇인가. 송하전기의 곡정소웅 사장은 『강한회사의 목표는 좋은 상품을 만들고 이익을 높이며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지만,좋은회사는 여기에 지역사회 및 국제사회에의 공헌과 문화창달을 추가해야 된다』고 말한다. 일본전기의 관본충홍 사장은 「좋은기업=아름다운 기업」론을 주창한다. 그는 ①경제적 공헌=업적의 향상·경쟁력의 유지 ②사회공헌=기업시민인으로서의 사회·환경문제에의 대응 ③문화적공헌=자선활동 ④과학기술에의 공헌 ⑤사회·주주·종업원에의 환원 등 5가지 항목을 「좋은 기업」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일본기업들의 「좋은기업」에로의 전환은 기업내의 경영이념의 변화로만 그치지 않고 기업 평가방법에서도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종전에는 매출·이익 등 재무제표상의 평가에만 치중해왔으나 이제는 기업평가비중의 50% 정도는 기업행동의 사회적 평가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기업평가 기관들은 「사회성 없이는 안전성도 없다」는 것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새로운 평가방법들을 도입하고 있다.<김주언기자>김주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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