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직접 인물영입등 총력/국민당/창당 박차… 국민당 제휴소지/새한당/민중·한국노동당 통합추진5·6공 화해여부 “관심”그동안 민자·민주 양당구도의 울타리 밖에 머물러 있던 「외곽세력」들이 정치의 계절이 되자 속속 당으로 변신,14대 총선 가도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10일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가칭 통일국민당을 띄운데 이어 지난해 11월 「깃발론」을 내세우며 태평양시대위원회를 만든 김동길 연세대교수가 박찬종의원의 정개협측과 제휴,가칭 새한당의 창당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여기에다 원외의 민중당과 공명민주당,진보그룹에서 추진중인 가칭 한국노동당,법조인들이 주축이 된 가칭 정화당 등까지 합치면 이번 총선에 민자·민주 양당외에 6∼7개의 정당이 출전,뜨거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정당추진 세력외에도 구 여권에서 무시못할 「잠재력」을 갖고 정치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 장세동 전 안기부장의 「창조적 신당」 추진그룹,권정달 전 민정당 사무총장 등 13대 민정당 공천탈락자가 주도하는 「무소속 전국연합」 결성파,13대 민정당 낙선자친목단체인 민정동우회 등도 총선전의 일정시점에 가면 「하나의 세력」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양당구도의 「벽」을 깨보겠다고 나선 신당들이 총선을 거쳐 원내에 교두보를 확보,「제3세력」으로 등장하기에는 현실적인 난관이 상당히 놓여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3대 국회가 우리 국민의 기대에 크게 밑돌면서 생겨난 정치불신의 깊은 골이 기성정치인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경우 「새정치」를 표방하는 이들 신당의 원내 활착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당 가운데 가장 앞서 달리고 있는 정주영씨의 가칭 국민당은 오는 18일까지 조직책 신청접수를 받고 지구당 창당작업을 서둘러 당초 2월중순께로 잡았던 창당일자를 2월8일로 앞당겨잡는 등 발빠른 행보.
창당작업을 서두르는 이유는 「가능한한 빨리 당의 면모를 갖추어야 총선전에 유리하다」는 것말고도 정 창당준비위원장이 『자칫 잘못하면 방해공작으로 창당을 못할 수 있다』며 특유의 추진력으로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
신당의 최대 취약점인 「자금난」의 부담이 없는 국민당이 안고있는 최대 고민은 역시 「인물난」. 최고위원으로 뽑힐 각 권역별 대표는 ▲서울·경기 박한상 전 의원 ▲충청 양순직 전 의원 ▲강원 정주영 위원장 ▲부산·경남 김광일의원 ▲이북 윤하정 전 외무차관 등으로 인선이 끝났으나 대구·경북과 호남지역은 현재까지도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고민중.
국민당측은 「깜짝 놀랄만한 인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정 위원장이 직접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펴고있다는 후문.
발기인 선정에서부터 고전을 한 국민당은 또 창당에 필요한 48개 법정지구당의 조직책으로 내정해 놓은 인사들이 극도의 「보안조치」에도 불구,여권의 견제와 방해로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사람확보에 안간힘.
때문에 국민당측은 『민자·민주 양당에 가려했던 사람들은 필요없다』고 「선명성」을 영입의 기준으로 내세우고는 있으나 내심으로는 양당의 공천작업을 눈여겨 보면서 특히 당선 경험이 있는 전직의원들에게 눈독.
○…15일 김동길교수의 창당선언에 이어 22일 발기인대회를 갖는 것으로 일정을 잡은 가칭 새한당은 여의도 오피스텔에 임시사무실을 두고 유제연 전 의원의 책임아래 창당준비작업에 박차.
새한당은 태평양시대위원회가 주축이 되고 정개협이 이에 참여하는 만큼 양진영의 인사가 주류를 형성. 정당조직과 시민운동조직의 이원체제로 운영될 새한당은 태평양시대위원회와 개정협이 기존의 조직을 그대로 둔채 각각 개인자격으로 참여키로 했고 김 교수를 당의 「얼굴」로 하는데 합의.
현재까지 새한당 참여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인사는 전직의원으로 이종남 김재위 신원식 이상민 강경식(구 국민당) 등 20여명이고 지구당위원장급으로는 구 통일민주당 출신의 성만현 김경기,구 평민당 출신의 강광호,구 신민주공화당의 민만기씨 등이 있고 재야인사 이신범씨,경북대 학생회장 출신인 진원규씨,부산대 학생회장 출신인 이영희씨 등도 참여.
이밖에 학계에서 박청산(건국대) 전웅·이장현교수(홍익대) 등 10여명과 법조계에서도 박천식변호사 등 7∼8명이 참여할 예정.
그러나 새한당의 진로와 관련한 가장 큰 변수는 국민당측과의 합당 또는 제휴여부. 두 신당의 합당설은 정 위원장과 김 교수가 오랫동안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온데다 두 사람이 기존 정치권을 보는 시각이 유사한데서 비롯.
또 현실적으로 두 신당이 합칠 경우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인물난」의 부담을 덜수있기 때문에 총선전에 합당까지는 못가도 제휴의 선에서 공동보조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민중당과 가칭 한국노동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진영의 두 신당도 합당을 최대과제로 설정,현재 구체적인 교섭을 진행중.
「국민적 대중정당」을 내건 민중당과 「계급정당」을 표방한 한국노동당 사이에는 이념상의 차이라는 벽이 놓여있지만 현실적으로 당선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전략지역」이 같고 또 지지계층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달말까지를 시한으로 정해 당대당 통합을 추진.
○…제도권 외곽에 머물러있던 5공인사 등 구 여권그룹도 총선정국의 개막과 더불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모습.
이들은 한결같이 오는 14대 총선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는데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신당추진그룹 ▲권정달 전 민정당 사무총장 중심의 「무소속 연대」 그룹 ▲「선민자 당공천신청 후 출마여부결정」의 관망파 ▲제3당의 합류여부를 저울질 하는 또다른 관망파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다만 구 여권인사들의 정치행보는 과거 여권에 몸담았다는 성분적 한계때문에 오히려 야권인사보다도 운신의 폭은 좁은편.
따라서 여권 외곽그룹의 구체적 행보는 민자당의 공천작업이 완료되는 이달말께부터 본격화될 전망인데 무소속출마가 제도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에서 어떤 형태든지 새로운 정치집단화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유력.
구 여세력이 중심이 된 여권 신당설은 장 전 안기부장이 지난해 「창조적 신당론」을 들고 나오면서부터 설왕설래돼 왔는데 장씨는 현재 항소심공판이 진행중이어서 신당추진은 표면적으로 잠잠한 상태. 결국 장씨를 위시한 5공인사들의 14대 진출여부는 「노전화해」로 요약되는 5·6관계 복원여부가 관건이 될듯.
또 이와는 별도로 권익현 전 민정당 대표위원 등 5공의 몇몇 실세인사들에 대한 민자당 공천설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신재민·정진석기자>신재민·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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