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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회교세력 견제 「비상조치」/정정혼미 알제리사태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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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회교세력 견제 「비상조치」/정정혼미 알제리사태 안팎

입력
1992.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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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대통령 강압적 축출/정권연장 「사실상 쿠데타」/회교근본주의자들과 유혈충돌 우려아프리카 북부의 사회주의 대국 알제리가 「사실상의 군부쿠데타」로 헌정중단의 위기에 처했다.

11일 차들리 벤젠디드 대통령이 사임한데이어 총선 결선투표 취소와 헌법정지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알제리 정정은 극심한 혼미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회교원리주의 세력과 군부의 대립사이에서 「샌드위치」 입장에 놓여있던 벤제디드 대통령은 자진사퇴 형식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현지 외교관들은 회교원리주의 세력의 집권이 확실시 되는 결선투표를 강행하려는 벤젠디드 대통령이 군부세력에 의해 강제 축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사임 발표직후 대통령 관저를 비롯한 정부청사주위에 무장병력이 경계를 서고 TV방송국,전화국 등 알제시내 주요건물에 경찰과 군인들이 배치된 것을 비추어 볼때 사실상 쿠데타 이후의 계염조치가 이미 취해지고 있음을 알수있다.

지난 62년 프랑스로부터 독립된 이래 좌익 군부정권이 지속돼온 알제리는 소련과 동구의 민주화 개방화 이후 체제에 대한 도전이 본격화됐다. 특히 사회주의 통제경제의 실패로 만성적인 생필품난과 실업증가로 지난 88년 10월 대규모 반정부 폭동이 발생한 이후 크고 작은 소요가 그치지 않았다.

사태가 악화되자 벤제디드 대통령은 민주화 개혁을 약속하고 헌법을 개정,90년 6월에는 최초로 다당제에 의한 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됐다. 이 선거에서 전인구의 90% 이상인 회교도를 지지기반으로 하는 회교구국전선(FIS)이 대승,집권 알제리민족해방전선(FLN)을 대체할 세력으로 부상했다.

알제리 국민의 종교적 열망을 수용할 회교근본주의국가 설립을 목표로 하는 FIS는 지난해 12월의 총선에서는 2백31석중 1백88석을 휩쓰는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로 예정된 2차 결선투표에서 나머지 1백99석중 28석만 차지해도 과반수를 획득,정권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권력을 넘겨주어야 하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군부는 일단 선거를 미루고 사태를 반전시킬 시간을 벌기위해 「비상수단」을 쓴것으로 보인다. 군부는 서방국과 주변 아랍국들이 알제리에 『이란식 회교혁명」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힘입어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체제 연장을 모색한 것이다.

벤제디드 대통령 사임이후 권력을 장악한 「최고안보회의」는 88년 10월과 91년 6월의 소요사태를 진압한 장본인인 칼레드 네자르 국방장관이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 실력자인 네자르는 지난해 6월27일로 예정된 총선을 벤제디드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해 12월로 연기시킨 전력도 갖고 있다.

FIS지도자 아바시마데니가 지난해 6월 체포된 이래 그를 대신해 선거전을 이끌고 있는 압델카데르 하차니 FIS임시수반은 군부의 탈법적인 조치에 대해 『국민의 선택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로 집권꿈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FIS측은 아직 명시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회교 근본주의자들에 의한 폭력시위 경험에 비춰 유혈사태를 부를 정면출돌이 우려되고 있어 심지어 알제리에 이슬람 국가가 탄생되는 과정에서 이란에서의 경우처름 대대적 유혈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련에서 사회주의 교육을 받은 젊은 장교들과 언제든지 지하드(성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 회교근본주의자들 사이에 어떠한 타협점도 찾기 힘들다는 점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집트와 리바아 등 주변 아랍국들은 알제리 사태가 자국내의 회교세력을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세속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이집트는 회교무장단체에 대해 알제리 사태에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송병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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