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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포기 전제 「접촉창구」 높여/미,대북 차관급회담추진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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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포기 전제 「접촉창구」 높여/미,대북 차관급회담추진 배경

입력
1992.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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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불가피” 경제적 진출 고려/일­북 수교대비 주도권 유지도【뉴욕=김수종특파원】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수락과 이에따른 미국의 대북한 대화창구 격상방침으로 미­북한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조시 부시 미 대통령의 아시아순방을 수행했던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이 8일 미­북한간 고위관리 접촉가능성을 처음 언급한데 이어 로버트게릭 차관이 오는 20일께 김용순 북한노동당서기와 회담할 것이라는 사실이 한미양국에 의해 확임됨으로써 미­북한간 대화는 「물밑대화 수준」을 벗어날 결정적 계기를 맞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미국과 북한은 북경에서 참사관급 접촉을 가져왔고 북한측이 대사급 접촉으로 격상시킬 것을 요청해온 사실이 있다.

그런데 이번 미국의 제의로 이루어지는 미­북한 대화는 첫째 차관보급의 고위급 접촉이라는데서,둘째 대화장소가 뉴욕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대화채널의 격상으로 단정할 수 있다.

미­북한 대화의 의제가 핵문제가 될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같은 대화가 또한 미­북한관계 진전의 새로운 포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 이해당사국인 한국은 말할것도 없고 일본중국 등 주변국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정부는 미­북한관계 개선의 전제로 북한의 국제핵사찰 수용과 남북관계 개선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따라서 남북한이 지난연말 고위급회담에서 불가침 화해협정에 합의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핵사찰문제만 적절히 해결하면 미­북한 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을 미국안으로 끌어들여 협상하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북한의 외교적 입지를 이용,핵문제를 마무리지음으로써 동북아 정세를 안정시키려는 안보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한편,북한이 개방할때 경제적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유엔가입을 계기로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주장해온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사찰 수락을 평가하면서 미국정부가 할일로 미­북한 관계 정상화를 제시하고 있다. 또 아시아협회 등 한반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연구단체 등에서도 핵사찰 문제 해결을 전제로 북한에 대한 금수조치의 해제 등 관계개선을 건의해 왔다. 전직 국무부 관리였으며 현재 애리조나주립대 동아문제 연구소장인 알렌 화이팅 교수도 최근 한 신문기고에서 핵문제만 해결되면 북한을 외교적으로 승인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일본의 대화도 핵문제만 풀리면 속개될 것이기 때문이 미국도 이런추세에 맞춰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같은 여론형성을 감안할때 북한의 태도에 따라 미국정부의 행동반경은 넓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도 한반도를 중심으로한 경제권 형성과 관련,일본에 이니셔티브를 뺏기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접근 제스처는 지난 1년간 상당히 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 계기는 유엔가입이었다. 유엔가입을 통해 북한은 그나마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최초로 미국땅에 정무원총리가 발을 디디게 됐다.

또 제한된 수이긴 하지만 친북한인들과의 공식접촉을 시도할 수 있었다.

북한은 작년 한시해의 미국순방과 김영남 외교부장의 유엔총회 참석치 미국방문을 계기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북한초청을 계획,금년중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대미창구는 유엔대표부로서 미­북한 대화가 뉴욕에서 정례화된다면 유엔대표부의 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은 유엔에 대사급 외교관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북한 대표부와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에 의하면 북한대표부 관계자들은 최근 미­북한 관계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전망을 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구공산권의 소멸에 따른 정치적 고립과 경제적 딜레마에 봉착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갈수록 중요한 현안이 되는 것으로 이곳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실상 유일한 초강국으로 남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북한의 외교적 위상을 개선시킨다는 점에서 한국의 중국과의 관계정상화와는 비교가 안된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대화진전은 북한이 일본투자를 촉진하는 자극제로서도 북한에게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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