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정부 과감한 개혁정책 주효/자유시장체제 전환 공통점… 올 성장율 2.25% 전망종속이론의 모태가 될 정도로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중남미경제가 최근 힘찬 도약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80년대 중반이후 대다수 중남미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같은 「경제혁명」은 정치민주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타 제3세계국가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사실 중남미경제는 60년대 이후 자본주의경제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낙인찍혔다. 재기가능성은 아예 없는 것으로 평가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부패한 군사정권하에서 암담하기만했던 중남미경제도 민선정부의 과감한 개혁정책에 힘입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라틴아메리카판 페레스트로이카로 지칭되는 중남미 각국의 「경제혁명」은 과거의 종속적인 경제구조를 자본주의경제원리에 충실한 자유시장 경제체제로 전환시키는데 공통점을 갖고 있다.
즉 중남미 국가상호간의 무역장벽을 철폐하고 새로운 경제협의체 구성을 논의하는가 하면 부패의 온상인 국영기업을 과감하게 매각,민영화하는 등 각국 정부는 경쟁원리를 도입하는데 개혁정책의 사활을 걸고 있다.
중남미 경제전문가들은 마르크스주의와 보호주의의 실패를 목도하면서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자신들의 경제구조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재편하는 것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음을 발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1년도 중남미지역의 경제성장률이 1.2%에 불과했지만 92년도에는 2배 이상 증가한 2.2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선진국대열에 속해있던 50년대말 이후 줄곧 뒷걸음만 쳐온 아르헨티나는 모든 국유재산을 매각할 방침이며 경제에 대한 경직된 통제도 완전해제 시켰다.
90년 갑작스런 개혁정책으로 혼선이 없지않았던 브라질도 세금인상,강력한 통화긴축,정부예산 축소,보호주의 완화 등의 92년도 경제지침을 바탕으로 건실한 경제구조 정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재집권한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대통령이 자유시장 경제로의 복귀의사를 강력히 피력한데 힘입어 자본의 해외유출 증가세가 현저히 감소되고 있다.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80년 외채위기를 겪는 수모를 당했던 멕시코는 인플레의 고삐를 잡고 실질경제성장을 이룩하는 등 놀랄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군부쿠데타와 그로인한 사회경제적 혼란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지역」으로 못박혔던 중남미각국은 정치체제면에서도 국가사회주의로부터 극우독재에 이르는 잡다한 통치형태를 두루 경험했지만 칠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들의 굶주림은 해소시킬 수 없었다.
이제 쿠바와 아이티를 제외하고는 모든 중남미국가들이 민선정부를 갖고 있다. 또한 이들 민선정부들은 하나같이 경제개혁을 본격화시키고 있어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않은 중남미 각국의 향후 전망도 어둡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현재의 중남미 경제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국내외적 악조건을 극복해내야 할 것이다.
우선 중남미 지역의 해묵은 사회문제들이 경제혁명의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중남미 각국의 인구중 절반이상이 절대빈곤층에 속하고 근로의욕마저 저조한 상황에서 각국정부의 지도력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연간 수천%에 달하는 인플레를 잡기위해 필수적인 긴축정책은 자칫 저소득계층의 불만을 폭발시킬 가능성도 있다.
뿌리째 썩어버린 관료층,빈약한 산업시설 및 근로의욕 상실 등 이루 다 헤아리기 조차 힘든 산적한 난제들은 이제 막 닻을 올린 중남미 개혁정책의 앞길에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로 자리잡고 있다.<장현규기자>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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