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개선 대책없으면/콜레라 올 또 발생 “우려”/오염플랑크톤·어패류 통한/수입병 아닌 국내병 판명/지난해지난해 1백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8명이 숨졌던 우리나라의 콜레라는 수입병이 아니라 바다환경의 오염에 의한 국내병이며 환경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한 올해에도 또 집단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지난해 8월 국내에서 11년만에 콜레라가 발생한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일대를 9월1일부터 3개월간 현지 역학조사한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주임교수 김한중)은 8일 보사부에 제출한 「91년 콜레라유행에 관한 역학조사연구결과보고」에서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공항·항만 등지의 거점검색 위주인 현행 방역체계를 환경개선으로 전환할 것을 것을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첫 콜레라환자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상가에서 음식을 먹은 조문객들이 아니라 상가의 망자들이었으며 첫 환자인 서천읍 두왕리 허모씨(80),군산지역의 옥구읍 정모씨(83) 등의 배설물 등에 오염된 상가음식을 통해 콜레라가 집단발생했다고 전염경로를 밝혔다.
보고서는 허·정씨 등 첫 환자들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해외경로를 통해 콜레라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 이미 거주지역에 떠돌고 있던 콜레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서천지역의 경우 숨진 허씨와 거의 같은 시기나 1∼2일 먼저 상가음식과 관계없이 환자가 발생했으며 ▲군산 서해병원에서 7월 한달동안 설사증세로 수액을 맞은 환자가 90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집단발병케한 허씨 등 2명이 유독 콜레라에 먼저 걸린 이유는 이들이 고령자인데다 허씨의 경우 지병인 위염때문에,정씨는 평소 잦은 설사를 하는 등 몹시 허약한 체질탓이라는 것.
특히 보고서는 이 지역의 콜레라균은 인근항구 등에서 외항선박이 마구 내다버리는 각종 오물 등에 의해 오염된 바다속에 사는 동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요각류에서 서식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콜레라균은 이러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는 피조개·꼬막 등 각종 어패류에 옮겨갔으며 숨진 허씨도 서천 앞바다에서 나는 어패류를 먹었음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서해안 연안에 가장 많이 분포한 요각류 플랑크톤이 세계적으로 콜레라균 기생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며 콜레라균의 자연서식지로 꼽히는 큰 강어귀와 지역적 특성이 흡사한 군산항 부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된 사실 등을 보아 콜레라균이 서식하는 바다의 오염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92년에도 콜레라가 다시 자연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발생한 전국의 콜레라환자는 임상증상과 균검출에 의해 콜레라로 확인된 경우가 92명,균검출은 안되었으나 임상증상 등으로 콜레라로 의심되는 경우가 96명이었으며 건강보균자로 불리는 불현성 감염자가 58명이었다. 이 가운데 환자중 1명,의심자중 7명이 각각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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