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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침체 계속… 의외로 심각하다(TIME 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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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침체 계속… 의외로 심각하다(TIME 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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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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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사회」서 저축중시 전환기… 해고물결 가속/행정부도 리더십 부재… 미국인들 불안감 만연지난 30년대 대공황이래 최장기간동안 계속되고 있는 미국 경기침체가 금년 여름에는 끝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빚더미에서 벗어나 미국경제를 재건하는데는 수년이 더 걸릴것이다.

미국인들은 현재의 경제침체에 대해 너무나 비관적이며 심지어 공포감마저 느끼고 있다. 물론 피상적으로는 미국경제가 그렇게 나쁜것 같지만은 않다. 지난해 주식시장은 계속 활황이었고 연말에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더니 새해 개장초에도 계속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5년간 인플레는 최저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지난 74년이래 처음으로 주택구입 융자가 이자율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이사회(중앙은행)가 지난달 27년만에 최저수준으로 재할인율을 끌어내림으로써 이러한 하락세는 계속될지도 모른다.

『10년전이라면 이것이 낙원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미국인들은 투덜대고 있다』고 한 컨설팅회사의 연구원은 지적한다. 실제로 「투덜댄다」는 말로는 지난 18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는 경제하락세에 대해 미국인들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는 없다.

경기침체는 지난 29년 대공황이래 최저는 아닐지라도 최장기를 기록하고 있다. 침체기간 동안 1백20만명 이상이 해고당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최근 수년간 극도로 움츠러진 모습이다.

이처럼 고통스런 역사의 역설속에서 미국인들은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오고 있다.

경제의 왜곡이 표면적인 동시에 심층적인 수준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믿고 있기에 미국인의 불만은 더욱 크다. 표면적인 수준은 가장 직접적으로 고통스런 것이다. 일시해고와 이윤저하가 계속되고 있다.

심층적인 문제는 수십년만에 단한번 일어날 수 있는 구조적 변화에서 파생되고 있다. 바로 미국은 지난 80년대의 「충동구매­소비사회」에서 저축과 투자중시 사회로의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 단기적으로 이는 계속적인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이다.

경기침체는 민주당엔 백악관에 입성할 호기가 되는 반면 부시에겐 어려운 선택이 되고 있다.

부시는 조세인하 등의 유인책을 총동원해 오는 11월 대통령선거에 대비할 것이다. 그러나 금년에만도 3천5백억달러로 예상되는 재정적자가 발목을 잡고 있다.

딜레마에 빠진 부시는 자국제품을 팔기 위해 환태평양 4개국을 순방중에 있다.

지난 2일 실시된 타임­CNN TV 공동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62%가 다음세대가 현재만큼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지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업들도 공장 등 시설투자 보다는 막대한 부동산투자 등에만 열을 올렸다. 사무실 빌딩 쇼핑센터 등의 과잉공급은 부동산개발업계의 도산과 은행파산으로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경기침체는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에서 파생되는 대량해고 물결을 가속화하고 있다. 가장큰 타격은 도매업이다. 지난주 미 최대 귀금속업체인 잘레사는 총 2천개의 지점망중 4백곳을 폐쇄하고 2천5백명을 일시해고했다.

불안을 더해주는 또다른 요인은 미 행정부의 예측력부재 이외에도 경제를 장악하는 리더십을 잃어버렸다는데 있다.

결과적으로 대학 졸업자도 실의에 빠지고 있다. 조지타운대의 한 졸업생은 『같이 졸업한 30명중 3명만이 전문직에 취업했으며 많은 수가 뚜렷한 방도가 없어 대학원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현재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단행된 연방준비이사회의 재할인율 인하가 금년 여름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대통령선거가 행정부에 조세완화 쪽으로 압력을 가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경제회복전에 소비자들이 먼저 지갑을 열어야 하는데 이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아직 어느 기업에서도 일시해고를 거둘 기미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금년에도 미 기업들은 1백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털어낼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시 해고가 비용감소와 기업이윤상승을 가져올지는 몰라도 그 자체가 기업의 현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가령 GM은 오는 95년까지 25개 공장폐쇄,7만4천명 감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일본 자동차기업에 근본적으로 뒤지는 이유를 공개하는데는 인색하다.

최소한 현재의 경제침체는 미국민에게 정부의 실질적 리더십과 책임능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 있다. 이제 국민들의 걱정거리인 경제침체가 솔직히 인정되고 공개될 때까지는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이 쉽게 불식될것 같지 않다.<정리=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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