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 핵회담은 문안에 최종타결을 보지못해 31일 다시 접촉을 갖기로 했다. 26일의 첫 접촉에서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 공동선언과 아울러 남북한이 핵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갖지말자고 제의함으로써 핵문제 해결에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가 급진전을 가져온 것이다.이같은 북한의 양보는 핵문제를 무슨일이 있더라도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여 매우 반갑다.
이 문제의 해결없이는 아무것도 되지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새삼 깨닫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서도 핵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특히 첫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미국과 직접협상 주장을 철회한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일본과의 수교협상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도 이 문제의 해결이 선결과제이다. 김일성 체제를 김정일 체제로 바꾸는 국내정치적 필요에서도 대외적인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내렸는지도 모른다. 또 어려운 진통끝에 채택 서명한 남북간 기본 합의서를 발효시켜 이행하는데 필수적인 전제조건이 바로 핵문제의 해결이다. 어려운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으려면 우선 핵사찰부터 응하라는 압력을 받게되어 있는게 오늘날의 엄연한 국제현실이다.
이런 저런 사정을 감안해서 결단을 내린 북한의 선택은 환영받을만하다.
동시사찰이나 핵안전협정 서명에 따르는 구체적인 일정 제시 등 절차문제에서 최종타결을 보지 못했다고해도 실질문제는 모두 해결된 셈이기 때문에 걱정할 것은 없다. 시기나 날짜가 합의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미 합의된 주요 핵심사항을 백지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28일 2차 접촉에서 최종합의를 보지못하게 되자 31일로 3차 접촉날짜를 잡을걸 보면 하루속히 타결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남북한은 가능하면 이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연내타결의 결의를 단단히 하고 있는것 같아 든든한 느낌을 준다. 사실 워낙 큰 문제를 다루는 협상이라 한 두차례의 회담으로 모두 마무리 되기는 어려운 측면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것이 바로 핵문제 해결이라는 사실을 새삼 생각할때 연내타결에 욕심을 부리지 않을 수 없다. 남북합의서까지 채택한 마당에 핵협상의 마지막 미결사항을 그대로 두고 새해를 맞을 수는 없다.
7천만 겨레와 세계평화를 위한 91년의 송년선물이자 92년의 새해 선물로 한반도의 핵문제를 깨끗이 마무리 짓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