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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외교 유엔진출/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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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외교 유엔진출/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1.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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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에는 일제침략의 피해를 입은 사람과 그 유가족 및 관계자들로 구성된 민간단체가 30여개에 이르고 있다. 독립운동가와 관련될 단체만 해도 광복회를 비롯하여 한국독립운동가연맹,한국독립유공자협회,한국독립동지회 3·1여성동지회 등 여럿이다. 독립운동가의 유족단체도 대한민국독립유공자유족회,한국독립운동가선열부인회,순국선열유족회 등이 있다. 징용에 끌려간 한인들의 피해보상운동에 나서고 있는 단체로 사할린동포법률구조회,해외희생동포위령사업회와,원폭피해자관계단체,징용근로자 및 정신대 관계 피해보상관계 등 분야별로 여러단체가 있다.대일역사왜곡시정촉구투쟁범국민회의,문화재반환촉구운동본부,재일교포차별철폐운동본부라는 것도 있다. 전주사범항일독립운동동지회나 여수수산항일독립운동동지회와 같은 기역단체도 있다.

분야별로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이들 단체는 그동안 각기 독자적으로 활동을 벌여왔었다. 과거의 불행한 역사와 관련되는 일이 있으면 저마다 따로 소리를 질러왔던 것이다. 이처럼 흩어져서 제각기 소리를 내다보니 모기소리처럼 작게 들리거나 아예 들리지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래서 이들 관련단체를 모두 한데 모으는 작업이 금년에 시도되었다. 「대일본국 침략청산촉구 한민족회」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회장은 변호사로 사할린동포법률구조회장을 맡고 있는 지익표씨.

「대일본국침략청산촉구한민족회」는 그 첫사업 활동의 하나로 2주전 10명의 사절단을 유엔에 파견,일본침략으로 발생한 한 국민의 각종 인권피해 상황에 대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침략청산촉구한민족회의 공동대표이자 사절단의 일원으로 유엔을 다녀온 이용택씨(해외희생동포 위령사업회장)는 12월7일은 일본의 진주만공격 50주년이 되는 날이고,12월10일은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이기 때문에 유엔을 통해 일본의 침략이 남긴 각종 인권피해 상황을 고발하고 일본의 각성을 촉구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유엔사무총장과 인권위원회에 제출된 청원서는 일본의 침략이 남긴 여러가지 문제들을 자세히 지적하고 있다. 사할린에 버려둔 4만3천여명의 한인송환문제,원폭으로 사망한 3만여명과 후유증 피해자 5만여명에 대한 보상대책,1백48명의 B,C급 한국인 전범자에 대한 배상,여성종군위안부에 대한 배상,강제취역 한국인 근로자의 노임배상,태평양전쟁에서 희생된 한인의 유골 소재조사 및 봉환문제,재일한국인의 차별대우 시정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청원서가 유엔에 제출됨으로써 어떤 실효가 있을지는 의심스러우나 관련 민간단체들이 한데뭉쳐 단일합동기구를 구성하고 산발적으로 나왔던 각종 대일 요구사항을 집대성하여 유엔에 제출했다는 것은 문제를 종합정리해보는 의매가 있는 것 같다. 그런 문제들은 한·일 정부당국간에는 공식논의되지 않고 있는게 대부분이어서 민간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바람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될 사항들이다. 욕심을 더 부린다면 유엔에만 갈 것이 아니고 일본정부도 방문해서 성의를 촉구하는 기회를 가지면 더욱 좋을 것이다.

때마침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수상이 내년 1월16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므로 그 기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정부에 대해서도 대일교섭을 시도하도록 촉구하는 것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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