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 국방장관들 구연방군장래 이견/셰바르드나제는 「대격변」 경고【모스크바=윤석민특파원】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에 대한 반발과 저항의 기운이 고조되면서 막 출범한 독립국가공동체의 앞길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급격한 시장경제 도입에 반대하며 우익진영을 이끌고 있는 알렉산데르 루츠코이 러시아공 부통령은 26일 『러시아에는 이제 정부도 민주주의도 존재치 않으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무정부상태만 있을 뿐』이라고 옐친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루츠코이 부통령은 이어 『옐친의 개혁정책은 또 하나의 대실험에 불과하며 러시아국민은 계속 비참한 상황으로 끌려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러시아공산주의 노동자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곧 소련의 적기를 크렘린궁에 다시 게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공산주의자들은 크렘린궁에서 끌어 내려진 적기의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보수주의세력의 반발은 가격자유화가 실시될 새해 1월2일이후 대규모 민중시위를 격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정국 혼란속에서 러시아공 최고회의는 26일 옐친 대통령이 취한 기구개편 조치를 철회토록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함으로써 옐친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을 가했다.
한편 구소련을 대체한 독립국가공동체도 출범단계부터 흔들리고 있다.
공동체 11개 공화국 국방장관들은 26일 모스크바에서 핵무기 통제 및 3백70만에 달하는 구연방군 장래문제를 협의했으나 공화국간 이기주의가 첨예하게 맞서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여기에 강력한 우크라이나공의 레오니드 크라프추크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을 승계토록 공화국들이 합의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러시아가 구소련의 법적 승계자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주장,공동체의 실질적 지도자인 옐친에 타격을 가했다.
이에따라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독립국가공동체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사임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도 『진짜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 외무장관도 이날 미 CNN TV와의 회견에서 공동체내 일부 공화국들이 엄청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일부 공화국에서 「대격변」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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